발굴·보존 시급한 장흥 신북 구석기 유적지

지난 2002년 국도 2호선 장흥 ~장동간 도로 확포장 공사 과정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장흥 신북 구석기 유적지가 십 수년째 방치되고 있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였던 이 유적지는 2003년과 2004년, 2009년, 2015년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3만점 이상의 석기, 토기 등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유물 연대는 2만 2천년 전으로 후기 구석기 시대의 석기 발달 과정과 동북아시아 후기 구석기 문화의 연관성을 풀어줄 유적이라는 점 때문에 발굴 당시부터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석기 이후에나 사용된 것으로만 알려진 간석기(갈아 만든 석기)의 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된 점은 ‘백미’로 꼽혔다.

이처럼 장흥 신북유적은 지난 2008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238호로 지정될 정도로 학계와 지역에서 인정을 받았으나 사후 관리 미흡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남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 28일, 이 곳을 찾았을때도 마을 어귀에 안내판만 덩그라니 나뒹구는 초라한 모습이 확인됐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해당 지자체인 전남도와 장흥군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인식 부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군다나 이들 지자체는 유적지 추가 발굴에 대한 관련 예산을 최근 몇년동안 단 한 푼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의 유적지 면적은 13만2천여㎡가량 추정되나 지금까지 고작 1만 9천여㎡만 발굴될 정도여서 하루빨리 국가차원의 추가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주민들의 동의가 ‘넘어야 할 산’이다. 주민 대다수가 지자체가 추진중인 국가 사적지정에 대해 강력 반대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20여년간 질질 끌어온 장흥 신북 유적지 발굴과 보존은 주민들의 희생이나 강요가 아닌 국가 차원의 필요성에 의해서 이뤄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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