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중인 흑산공항은 언제쯤…
안원준 신안군의회 의원

목포에서 뱃길로 2시간, 흑산도의 파도는 거세다. 비금·도초를 지나면 바로 큰 바다를 만나는데, 배는 놀이기구처럼 요동친다. 섬 주민이나 익숙한 사람들은 괜찮지만 초행길의 육지 관광객들은 배 멀미를 한다. 그러나 멀미보다 더 아픈 것이 있으니 결항이다. 바람이 심해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모든 여객선은 운항이 통제된다. 응급환자는 후송도 수단이 없어 응급조치도 하지 못하고 죽는 사례가 빈번하다. 관광객들은 꼼짝없이 발이 묶인다. 모든 육지와의 소통은 끝이다. 선박안전기술공단목포지부에 따르면 목포에서 흑산·홍도를 운항하는 2개 선사의 여객선은 1년 평균 50일 정도 결항한다. 주민들은 이쯤 되면 불편함을 넘어 생존권의 차별이라고 느낄 만하다.

흑산도는 홍도를 비롯한 인근 섬의 관광기항지로 서남해 관광의 관문이다. 또 각 섬과 섬을 연결해주는 해상교통의 요충지이고, 서남해안 어업의 전진기지이자 행정 중심이다. 그러나 교통수단이 여객선 뿐이고 이동시간이 2시간이나 걸려 접근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고자 2010년 국토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울릉도와 흑산도에 소규모 공항을 계획했다, 폭 30m의 활주로 1천200m에 1천800억원을 투입해 50인승 항공기를 2020년 띄운다는 목표였다. 환경부에서는 2011년 국립공원내에서도 소규모 공항을 건설할 수 있도록 공원시설에 포함해 자연공원법 시행령를 개정했다. 2013년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는 편익이 비용보다 4배가 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5년 흑산공항 개발기본계획이 고시된 것이다.

흑산공항이 개항하면 전남 서남권의 산업, 관광, 교통 등 모든 분야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먼저 흑산공항 개항예정인 2022년이 되면 흑산·홍도를 찾는 관광객이 연 11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계절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발전의 획기적 전기도 기대된다.

흑산도를 중심으로 홍도, 가거도, 만재도, 장도, 영산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섬들을 연결하는 벨트형 관광 구축으로 다양한 해상관광상품과 항로도 개발돼 쉼과 힐링이라는 맞춤형 관광상품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공항개항으로 중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전망된다. 지역항공사 설립 등 소형 항공운송사업 시장 확대를 통한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예상된다.

이밖에도 중국인 관광객 증가, 국토 균형발전, 전천후 교통수단 확보로 인한 도서민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파급효과는 물론 서남해권 영토보호 및 접경지역 안보차원에서도 그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흑산공항은 이제 서남해안의 시금석이며 꿈이고 미래다.흑산공항이 지역발전의 꿈을 싣고 힘차게 비상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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