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송 교수 연구목적 자료와 보안사 사진첩 크로스 체크

‘5·18당시 계엄군 섬광 수류탄 사용’ 신빙성 얻다
김희송 교수 연구목적 자료와 보안사 사진첩 크로스 체크
“계엄군, 전남도청 최후 진압 과정서 특수탄 사용” 문건 확인도

김희송 5·18연구소 교수가 연구를 목적으로 가지고 있던 계엄사령부 문건 일부 모습. /김희송 교수 제공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이 정보활동을 위해 채증한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80년 5월 당시 계엄군이 섬광 수류탄(특수탄)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최초로 입증됐다.

그동안 5·18 당시 시민군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섬광 수류탄을 사용했다는 기록과 증언은 있었지만 공식 군 기록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에 따르면 자신이 연구 목적으로 가지고 있던 계엄사령부 문건에는 옛 전남도청 최후진압 작전의 과정이 설명돼 있다.
 

최근 공개된 보안사 사진첩 일부 가운데 김희송 교수가 가지고 있던 계엄군사령부 문서에 첨부된 사진이 똑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지원 의원실 제공

이 문건에는 도청탈환 작전에 투입된 제3공수여단이 섬광 수류탄을 사용했다는 기록과 함께 그간 외부에선 알려지지 않은 5장의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문건내용을 보면 “특별히 훈련된 요원으로 특공조를 편성, 도청 지하실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입구에서부터 폭도들의 저항을 받았다”며 “특수탄(섬광 수류탄)을 이용해 지하실에 있던 폭도 200여명을 순간적으로 무력화시켰다”고 적혀 있다. 또한 “저항하는 폭도 중 4명만을 사살하고 나머지 200여명을 생포함으로써 적은 인명피해로 소기의 작전 성과를 봤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문건 이외에도 5·18 당시 도청탈환 작전 등 일부 작전에서 계엄군이 섬광 수류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증언 등으로 제기된 바 있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문건 작성자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공신력 입증이 어려워 공개하지 않고 참고 자료로만 사용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최근 보안사 사진첩 13권(1천769장·중복 포함)이 공개되면서 그간 출처가 불분명했던 사진과 일치하는것을 발견, 문건과 특수탄 사용 기록의 공신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안사 사진첩과 일치하는 것은 장갑차를 몰고 가는 시민군의 모습이나 벌을 받는 것처럼 총을 들고 무릎을 꿇고 있는 여학생들의 사진, 총기 회수 사진 등이다.

김희송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보안사 사진첩과 계엄사령부 문건이 서로 체크하는 역할을 하면서 계엄사령부 문서철의 공신력이 입증됨을 물론 5·18 진상규명에 매우 유의미한 증거가 도출됐다”고 강조했다.

김희송 전남대 교수가 연구 목적으로 가지고 있던 계엄군 사령부 문건과 최근 공개된 보안사 사진첩 일부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지원 의원실 제공

이어 “이 같은 사진이 보안사 사진첩에 실릴 정도면 이 역시 군 기록이 맞다는 확신을 하게 됐고 특수탄 사용을 부인한 군의 입장을 반박할 수 있게 됐다”며 “5·18민주화운동 당시 섬광 수류탄을 사용했다는 군 기록에 신빙성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5장 가운데 4장은 일치했지만, 도청 탈환 작전에서 사망한 시민을 찍어놓은 사진1장은 이번에 공개된 보안사 사진첩에 들어있지 않는다”며 “이는 당시 군사정권이 불리한 사진은 은폐·폐기한 정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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