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이 며느리를 교감으로 임명, 학생회 반발

‘족벌 경영 논란’ 목포제일정보중·고 내홍 확산
교장이 며느리를 교감으로 임명, 학생회 반발
문제 제기 학생 퇴학 처분에 갈등 확산 양상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에게 중·고등학교 학력인정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시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의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역 고령자들을 위한 평생교육시설인 목포 제일정보중·고가 올해 10월 설립된 재단법인 ‘향토’로 관리 주체를 변경하는 법인화 과정을 밟고 있다.

향토는 제일정보중고 설립자이자 학교 교장이 A씨가 만든 법인으로 학교를 재단 소속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법인화로 인한 학급수 감소와 교직원 구조조정 등을 우려한 불안감이 학교 안에 확산하고 있는 데다 교감 임용 문제 등에 대해 반발이 나오면서 학교가 내홍을 겪고 있다.

설립자인 A 교장이 지난해 자신의 며느리 B씨를 교감에 앉히자 일부 학생들이 교감 퇴진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도교육청도 지난해 말 이 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부적격 교감 임명과 시험지 유출, 학생 출결 부실 관리, 육성회 후원금 납부 요구 등을 적발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임명권자인 학교장이 교감에 임명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교 측이 교감 부적격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던 한 학생을 퇴학 처분하자, 학생들이 촛불시위를 예고하며 집단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생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총학생회 및 학생들은 크게 분노하며 학급실장들과 비상대책회의를 거쳐 부당한 퇴학 철회를 위해 서명운동과 함께 퇴학취소가 될 때까지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보조금 지원 중단 등의 강도 높은 조치도 검토하고 있지만, 자칫 학생까지 피해를 볼 수 있어 난감해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개선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교육과정 중지나 시설 폐쇄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며 “학교 측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갈등을 해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61년 목포성심학원으로 개교한 평생교육시설인 이 학교에는 중고교 학력 인정을 받기 위해 현재도 19개 학급에 800여명의 만학도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하지만 설립자가 교장으로, 큰 며느리는 교감, 막내아들 내외는 교사, 사위는 교직원 등으로 종사하는 등 이른바 ‘족벌경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