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5·18 진압 때 특수탄 사용’ 신빙성 높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보안사가 정보활동 일환으로 채증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당시 계엄군이 섬광 수류탄(특수탄)을 사용했다는 문건의 신빙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5·18 당시 시민군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특수탄을 사용했다는 군의 기록과 증언은 있었지만 공식 군 기록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김희송 전남대 교수는 자신이 연구 목적으로 가지고 있던 계엄사령부 문건에는 옛 전남도청 최후진압 작전 과정이 자세히 기록됐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특별히 훈련된 요원으로 특공조를 편성, 도청 지하실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입구부터 폭도들의 저항을 받았으나 특수탄을 이용해 저항하는 폭도 중 4명을 사살하고 나머지 200여명을 생포함으로써 목적했던 적은 인명피해로 소기의 작전 성과를 봤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동안 이 문건에는 민간에 알려지지 않은 사진 5장이 실려 있고, 문건 작성자의 출처도 명확하지 않아 참고 자료로만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 보안사 사진첩 13권이 공개되면서 김 교수의 문건 속 사진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진 4장을 발견했다. 장갑차를 몰고 가는 시민군의 모습과 벌을 받는 것처럼 총을 들고 무릎을 꿇고 있는 여학생들의 사진, 총기 회수 사진 등이다.

도청 탈환 작전에서 사망한 사망자를 찍어놓은 나머지 사진 1장은 공개된 보안사 사진첩에 들어있지 않았다. 이는 당시 군사정권이 불리한 사진들을 은폐·폐기한 정황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진이 보안사 사진첩에 실릴 정도면 이 역시 군 기록이 맞다는 확신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특수탄 사용을 부인한 군의 입장을 반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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