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학교 없는 농어촌 미래는?
이은창 중·서부취재본부 기자

최근 화순 백아산 기슭에 위치한 아산초등학교는 전학 온 학생들의 가족들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지원한다는 사실이 전국에 알려지며 유명세를 치렀다. 전교생이 20여명인 초미니학교 아산초가 학생 유치를 위해 꺼내든 파격책이 널리 알려지면서 바다 건너 뉴질랜드에서도 학교 측에 관련 문의가 올 정도였다. 문제는 학교 측이 이런 관심을 달갑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학교 통폐합을 고민해야 했던 학교는 왜 이런 관심이 부담스러운걸까? 내용은 일부 사실들이 왜곡되고 악의적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일각에선 화순군과 도교육청이 아산초에 지원한 3억여원 가량의 예산을 문제 삼았다. 지역내 통폐합 위기를 겪는 작은학교가 아산초 말고도 많은데 왜 이 학교만 혜택을 받냐는 취지다.

두번째는 저 정도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면 차라리 통폐합을 하지 굳이 집까지 지원해가며 학생들을 유치해야 하냐는 비판이다.

사실을 얘기하자면 지자체와 도교육청이 각각 지원한 예산은 모두 ‘실험’에 가깝다는 것이다. 학생수가 급감해 농어촌 학교가 계속 사라지고 있는 현 상황 속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기 위해 다른 시도도 한번 해보자는 의도다. 특히 아산초에 예산이 지원된 것은 마땅한 거처가 마련되면 이곳에 입학하겠다는 다수의 학부모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산초는 화순읍에서도 광주에서도 차로 30분 넘게 떨어져 있어 학생 유치에 애를 먹고 있던 차 도시권에서 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군과 도교육청을 줄곧 설득해 예산을 따냈다.

두번째 문제는 조금더 복잡하다. 집을 지원해 학생들을 유치하는 것이 옳고, 그르냐를 따진다면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허나 분명한 사실은 학교가 사라지면 그 지역은 노인들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최근 수십년에 걸쳐 진행된 저출산과 고령화, 농촌 이탈의 현실이다. 우리 농어촌의 현주소는 ‘집까지’ 지원하냐가 아니라 ‘집이라도’ 지원해 학생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읍·면에는 노인들만 남았고, 아이 울음소리는 멎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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