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체육회장 선거 체육인들 선택이 중요하다

첫 민간 전남도체육회장을 뽑는 선거가 ‘깜깜이’라고 한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시스템이 미비해 누가 후보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선거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후보등록 마감 결과 전남도체육회장 선거에는 박철수 전 도체육회 상임부회장과 김재무 전 전남도의회 의장(등록순)이 공식 후보자로 이름 올렸다. 두 후보는 오늘부터 선거일(15일) 하루전인 14일까지 선거운동에 나선다.

전남체육회장은 엘리트 체육은 물론 생활체육을 이끄는 수장이다. 전남은 공식등록된 엘리트 체육인이 7천여 명, 생활체육인은 16만 명에 이른다. 등록되지 않은 체육인까지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다. 1년 예산규모도 24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단체를 이끌 수장을 선거로 뽑지만, 후보자의 전문성은 물론 도덕성 검증이 가능한가 우려스럽다는 점이다. 전남체육회에 따르면 후보자 간 토론회 개최는 물론, 공직 선거 때 실시하는 TV토론 등은 실시할 수 없다. 후보자가 소견 발표할 수 있는 자리는 가능함에도 지리적·시간적 제약을 들어 이마저도 생략됐다. 후보자들은 9일동안 22개 시·군을 돌아야 하고, 투표권을 가진 57개 종목 단체들과도 접촉해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한 선거운동 구조다.

특히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 지침을 적용했다고는 하지만 전남도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정견발표를 취소한 건 행정편의주의에서 나온 발상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면면을 조금이라도 더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선관위 중요 업무다. 전남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등 각종 단체들이 회장 선출과정에서 공약집 배포에 이어 선거당일 합동 연설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오죽했으면 소견발표 없는 ‘깜깜이 선거’에 한 입지자가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했을까.

체육인들의 선택이 더 중요해졌다. 후보자들을 제대로 모른다고 대충 투표해서는 안된다. 이번 선거가 그동안 정치권에 휘둘려온 지방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실시되는 만큼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 인물 됨됨이 등을 끝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그런 다음 “체육회장은 내 손으로 뽑는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내가 던진 한 표가 전남체육의 희망이란 각오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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