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줄서서 기다리고…선수는 애장품 내놓고
KIA 타이거즈 “그동안 받은 사랑을 나눠요”
선수단 상조회 ‘차영화 코치 돕기 일일호프’
팬들 행사 전날부터 텐트 치고 대기 열기 후끈

KIA타이거즈 선수단 상조회가 7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카페에서 ‘차영화 코치 돕기 일일 호프’를 개최했다. 사진은 행사를 마친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KIA타이거즈 선수단 상조회가 7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카페에서 ‘차영화 코치 돕기 일일 호프’를 개최했다. 사진은 사회를 맡은 유민상(오른쪽)이 전상현(가운데)의 스파이크 경매를 진행하고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받은 사랑을 나눴다.

7일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카페에서 ‘차영화 코치 돕기 일일 호프’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선수단 막내 김기훈, 홍원빈, 장지수부터 최형우, 김주찬, 나지완 등 최고참까지 모든 선수단이 참석해 사랑 나눔 활동을 펼쳤다. 몇 시간 전 결혼식을 올린 고영창도 깜짝 방문해 마음을 함께 했다. 고영창은 “당연히 와야죠”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팬들은 행사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등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고 직접 주문을 받고 음식을 전달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같은 날 오전부터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얼굴엔 피곤함을 찾을 수 없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애장품 경매였다. 경매의 사회를 맡은 유민상은 유려한 말솜씨로 재미를 배가시켰다. 유민상은 “사회를 보는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자리 인만큼 선수들 유니폼이 잘 팔리면 보람이 느껴진다”며 “팬분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않은 자리고, 프로 선수의 의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상현의 스파이크 경매에서는 빠르게 금액이 올라가며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됐지만 어린이 팬을 위해 선뜻 양보하는 모습이 펼쳐져 훈훈함을 더했다.

박찬호의 열렬한 팬이라는 아들을 위해 선뜻 지갑을 연 아버지도 있었다. 손석기(45·서울)씨는 “저를 따라 아들이 KIA 타이거즈의 팬이 됐는데 이제는 저보다도 열성 팬이다. 일일 호프를 위해 아침부터 서울에서 내려왔다”며 “가장 좋아하는 박찬호 선수의 애장품을 사줄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박찬호의 운동화를 받아든 손호영(8)군은 “박찬호 선수를 정말 좋아한다.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정말 좋다. 진짜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한 물품은 이창진의 방망이였다. 이창진의 첫 홈런을 함께한 이 방망이는 75만 원에 낙찰됐다. 또 문경찬의 국가대표 유니폼은 40만 원이라는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이와 함께 양현종의 글러브, 전상현의 스파이크, 최형우의 방망이 등이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이창진은 “지난해에는 트레이드가 되자마자 일일 호프에 참여했다. 그때는 막 왔을 때라 저를 알아보시는 분이 거의 없었다”며 “올해는 많은 팬분이 알아봐주시고, 사인요청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정말 비싼 가격에 방망이를 구매해주셔서 한편으론 걱정도 됐지만 좋은 일에 쓰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문경찬은 “국가대표 유니폼이라서 판매 순위 상위권에 위치할 줄 알았는데 (이)창진이 형 방망이보다 인기가 없어서 내년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년에는 최고가 애장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농담을 건넸다.

어느덧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도 행사장 안팎으로 많은 팬이 자리를 지켰다. 1천여 명의 이르는 팬들이 방문한 만큼 입장하지 못한 팬들도 다수 있었다. 선수들은 그런 팬들을 위해 귀갓길에서도 사인을 해주는 등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일일 호프의 모든 수익금은 차영화 코치 돕기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