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세상 속 나는 어떤 모습일까
광주문예회관 기획전 ‘시대의 얼굴’…31일까지
김성결 박수만 백상옥 서완호 설총식 하승완 참여

하승완 작가 ‘For Justice’. /광주문화예술회관 제공

긴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속 현대인의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광주문화예술회관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마지막 특별 기획전으로 ‘시대의 얼굴’ 전이 31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물을 주제로, 새로운 해석과 회화적 시도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개인의 욕망, 인간 내면의 감정, 지나간 시간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한 회화·조각 작품 39점을 선보이고 있다. 참여 작가는 김성결, 박수만, 백상옥, 서완호, 설총식, 하승완 등 여섯명으로 각기 다른 시점과 주제의식으로 우리 시대의 얼굴을 작품으로 승화해낸다.

김성결 작가는 긴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감정에 초점을 둔다. 속으론 슬프지만, 겉으로는 웃고 있는 광대와 같은 모습 등 인간 내면의 모습들을 작품에 표출시킨다.

박수만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로 인해 점차 사라져가는 인간의 순수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품 속 변형과 왜곡된 신체는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파편화되고 구조화된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고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장면들은 현시대의 모습을 반영한다.

백상옥 작가는 과거의 향수와 추억을 담은 고무신을 소재로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조각으로 표현한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 고무신은 지나간 추억과 기억, 개개인이 간직한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성결 작가 ‘마음씻기’. /광주문화예술회관 제공

서완호 작가의 ‘도시풍경’은 권력에 의해 지배당하는 사회의 구조에 주목하는 작품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친숙한 풍경이지만, 친근함과 정감이 느껴지기보다는 쓸쓸함과 함께 사람들의 표정과 뒷모습에선 상실과 결핍의 정서가 배어난다.

설총식 작가는 동물을 의인화한 시리즈 작품을 보여준다. 각 나라마다 이해타산을 따지는 정치적 현실을 풍자한 작품 ‘6자회담’은 지난 2013년 당시 남북한의 위태로웠던 상황을 견제하고 조정하는 6개국을 동물상으로 빗대어 연출한 작품이다. 이소룡식의 노란 복장을 한 판다(중국)와 그 옆에 찰싹 붙어있는 군복차림의 두더지(북한), 맞은편에 태권도 도복을 입은 고양이(한국)와 스모선수 두꺼비(일본), 나무망치를 들고 포효하는 고릴라(미국)와 이 다섯 동물을 무심히 바라보는 레슬러 북극곰(러시아)등의 동물인간 캐릭터는 각 국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하승완 작가는 사회가 제공하는 다층적 소재에 독자적인 시선으로 접근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의 삶의 의미와 양태를 드러내고, 그 속에 담긴 일상 속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특정 사건을 신화나 역사 속의 형상으로 재구성해 화면에 담아내거나 그 이면에 있는 익명성, 이중성, 불안, 역설과 모순을 표현한다.

성현출 광주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6명의 작가들 또한 사람의 본연의 모습과 내면의 다중적인 모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다”며 “시대의 얼굴展 통해 얼굴 너머에 얽힌 사연과 다양한 삶을 살펴보고 자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30분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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