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바나나’…행복을 나눠요
박희정 작가 첫 개인전 “나에게 바나나가 온다”
10~23일 광주 동구 관선재…조각·회화 작품 선봬

박희정 작 ‘기다리다’
박희정 작 ‘미소’
박희정 작 ‘자연의 물들다-계절1’
박희정 작가

바나나는 ‘국민 과일’로 불린다. 저렴해서 부담없고 연중 상시 판매된다. 40·50대 중장년층 이상 세대에겐 격세지감으로 다가올 만하다. 최근에는 웰빙시품으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1980년대만 해도 바나나는 접하기 힘든 귀한 과일이었다. 2015년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온 가족이 바나나 하나를 잘라 나눠먹던 장면은 픽션이 아니다. 당시 바나나 한송이 가격은 3만원 안팎으로, 국내선 항공권 운임 서울~부산 2만5천900원보다 바나나 가격이 더 비쌌다. 이 귀한 과일을 누군가가 한 조각이라도 건넸을 때 그 기쁨이란…. 달달한 바나나 맛을 넘어 행복감까지 밀려올 만 했다.

바나나를 소재로 한 전시회가 광주광역시에서 열려 관심을 모은다. 박희정 작가는 “나에게 바나나가 온다”전을 10일부터 이달 23일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 갤러리 관선재에서 개최한다. 관선재 개관 기념전인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13점의 조각작품과 17점의 회화작품을 발표한다.

박 작가로서는 40대 후반 나이에 갖는 첫 개인전이다. 그는 지역에서 꾸준하게 조각작업과 회화작업을 통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조형언어를 확립했다. 하지만 생업과 육아때문에 오랜기간 개인전을 갖지 못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지만 그는 스스로 작가적 존재감을 가족, 지인, 선후배들과 작품을 통해 공감하고픈 마음에서 전시를 준비했다. 그동안 진행했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새롭게 관조하며 앞으로의 작품을 구상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평가받고 심은 마음에서다.

전시 주제인 “나에게 바나나가 온다”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기쁨, 행복을 함께 나누고 싶은 바람이다. 어린시절 그에게 바나나는 무척이나 귀했던 과일이며, 즐겁고 기쁜 날 맛보던 행복의 상징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TV에서나 보던 신기한 바나나는 혼자 먹기 아까워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나누어 먹는 행복한 과일이었다.

이러한 기억들의 축적(작가는 시간이 갈수록 바나나에 매료됐다고 표현한다)으로 그는 끝내 바나나를 넣어야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작가가 됐다. 다수의 작품에 ‘나에게 바나나가 온다’는 명제 사용하는 배경이다.

첫 개인전에 선보이는 조각과 회화 작품들 역시 바나나가 메인이다. 조각상 위와 옆에 꼭 바나나가 자리한다. 때로는 바나나 자체가 작품이 된다. 회화에서는 밤하늘 별빛이 쏟아지듯 바나나들이 내려오는 장면도 있다.

작품마다 바나나가 등장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대중에게 친근한 소재를 작품에 넣다보니 작품들은 관람자의 시선과 마음을 잠시나마 붙잡으면서 편안함을 준다. 또 숨은 그림찾기처럼 보면 볼수록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내포해 관람자 스스로가 몰입되게 만든다.

박 작가는 “나 자신은 물론 타인사람들에게도 재미와 놀이, 즐거움 그리고 편하고 정감있으면서 살아있는 내용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가 새로운 과정의 출발점 삼아 앞으로 보다 자유롭고 독자적인 작품활동을 위한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대 미술술학과에 조소전공을 한 박 작가는 아시아문화전당 창작 레지던스전 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국대학미전, 전국관광기념품공모전, 광주광역시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했다. 순천 연향 주공 아파트 미술장식품 당선 제작, LH공사 안양지구 아파트 조형물 공모 당선 제작, 군산 간호대학 설립자 이영춘 동상 제작, 광주교육대학교 서호 이명룡 초상조각 제작 등을 담당했다. 현재 전남조각회 회원과 한국미술협회 회원, (주)펀 대표로 활동중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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