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 검찰총장에 대한 표창장
김원태(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김원태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정부 조직에는 검찰청이 있고 경찰청이 있다. 그런데 검찰 우두머리는 검찰총장이라 하고 경찰 우두머리는 경찰청장이라고 한다. 중앙 부처 외청인 국세청, 조달청, 관세청… 등은 모두 청장인데 검찰의 총수만 검찰총장이라고 높여 부르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검찰 수장이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윤석렬 검찰총장은 자신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라는 자의식이 강한 사람이다. 그가 취임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겠다고 한 말은 사람보다 정의의 편에 서서 모든 사항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뜻으로 알고 여론은 그를 지지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검찰조직에 대해 충성하는 것을 신조로 여기고 모든 것을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온 사람이었다. 검찰개혁이 되면 조직이 힘을 잃게 되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그 조직을 방어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부 여당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표창장 한 장을 수사하느라고 온 나라를 들쑤셔 놓은 윤 총장과 자한당은 표창장에 특별한 관심이 많다. 정경심 교수의 딸에 대한 표창장 내용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위 사람은 동양대 인문학 영재 프로그램의 튜터로 참여하여 자료준비 및 에세이 첨삭 지도 등 학생 지도에 성실히 임하였기에 그 공로를 표창함. 2012. 9. 7 동양대 총장 최성해‘

그런가 하면 자한당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수여한 표창장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원님께서는 조국인사청문회 대책 TF위원으로서 공직후보자의 역량과 자질을 철저히 검증하는데 기여한 공로가 크기에 이에 표창함. 10월 22일 자한당 원내대표 나경원’

큰 주목을 끌었던 두 표창장에서 보듯이 어떤 특별한 ‘공로’가 있을 때 표창장을 수여함을 알 수가 있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후 나름대로 상당히 많은 ‘공로’를 쌓아 왔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는 세계 유일의 검찰조직 수장으로서 자한당의 패스트트랙 수사를 무한정 뒤로 미루고 자한당에 유리한 내용은 재빨리 압수 수색하고 기소해서 민심이 자한당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고 반사적으로 정부 지지율을 더욱 높여준 공로.

조국 교수 수사와 다르게 증거와 증인이 넘쳐나는 나경원 자녀의 입시 비리, 논문 비리를 수사하지 않음으로써 나경원으로 하여금 자신이 여왕이나 된 듯 자기도취에 빠지게 하고 당 대표도 모르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각종 매국적인 언행을 마음대로 하게 용인하여 마침내 당대표에서 낙마하게 만든 공로.

피의사실을 멋대로 공표하고 검찰 정보를 보수언론에 전해주고 특종기사로 다루게 하여 검찰과 보수 언론이 공모, 공생하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보수언론을 모두 불신하게 만든 공로.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가를 절실하게 인식한 수백만 국민들이 주말마다 검찰청 앞에서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조국수호 등을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검찰의 만행을 만천하에 알리게 만든 공로.

마치 아베가 대한민국 수출규제를 단행함으로써 일본이 맥주, 자동차, 여행 등에 그동안 얼마나 심각한 경제침략과 무역역조 현상이 있었는지를 깨우쳐 주었다고 반어적으로 말할 수 있듯이 윤 총장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어떻게 인권을 유린하고 어떻게 정치에 야합하는지, 어떻게 언론과 작당하여 공생하는지를 알게 해 국민들에게 검찰의 만행과 검찰개혁의 절실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공로가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다채로운 공로를 감안하여 정부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윤 총장에게 표창장을 수여 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귀하는 조국 장관 가족의 수사는 전광석화, 자한당과 나경원의 수사는 지지부진, 보수언론에는 아전인수, 검찰개혁 촛불에는 마이동풍으로 일관하여 결국 정부의 지지율을 높였으므로 그 공로를 치하하여 표창장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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