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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섬사랑-신지도 명사갯길, 어느 것이 하늘빛인가?

섬사랑이 떠나는 남도기행
<완도 신지도>
파도에 모래가 운다…모래에 평화가 앉는다
유배자들 恨 담긴 듯 울모래 설화들 가득한 섬
비렁길 보는 황칠 동백 소나무는 계절 잊게 해
명사십리 해변 겨울에도 ‘풍덩’ 할만큼 매혹적
아픈 청년들에게 울음보다 밝은 함박 미소 보내
모래 우는 소리가 십리에 퍼진다는 명사십리의 신지도를 간다. 마량-고금-신지-약산을 이어 육지처럼 연륙 연도된 후, 완도군의 중앙이 되어 있는 신지도, 명사갯길을 걷기 위해 답사에 나섰다. 군마를 키우고 만호 수군을 주둔시킨 조선시대 천혜의 요새로서 천연두 의사 지석영, 조선명필 이광사 등 유배인물 스토리가 전해지는 섬이다. 세도정치를 비판하고 유배온 이세보의 한이 울음소리로 비유된 울모래 명사십리 설화가 애틋한 섬이다.

걸어서 강진만 횡단 체험

고금대교와 장보고대교를 건너는 코스 따라 신지도 답사 버스가 출발했다. 강진 마량으로 향하는 길에 강진만을 도보로 가로질러 가우도 출렁다리를 탐방했다. 이번엔 줄 타고 건너는 짚라인을 타볼 생각으로 망호출렁다리부터 건너는데, 육지에서 바다로 부는 강바람이 매서워 마음을 바꿔야 했다. 따뜻한 커피와 황가오리빵으로 얼어붙은 몸을 달래고, 가우도 남쪽 생태탐방로에 접어드니 북서풍은 간 곳 없고 고요한 고금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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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출렁다리에서 보이는 가우도

세찬 바람에도 짚라인을 타는 사람들이 부러워 보였지만 나는 이미 저두출렁다리 위에 서 있다. 겨울 만덕산의 초록색 백년사 동백숲만 선명하게 눈길을 잡았다. 장흥을 휘돌아 흘러내린 탐진강 물이 강진천과 만나 대양으로 나가려면, 가우도 두 출렁다리는 물론 고금도 옆으로 흘러 완도와 신지도 사이 신지대교 밑을 통과하고 다도해 해상국립국립공원을 지나야 한다. 만약 장흥 물축제에서 관람객이 패트병을 버리면 그 플라스틱은 둥둥 떠서는 가우도 옆을 지나 다도해국립공원까지 오염시킨다. 플라스틱 해양쓰레기를 소재로 만든 대형 포토존에서 해양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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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해양 쓰레기를 모아 제작한 포토존 조형물

이른 점심을 위해 맛집을 찾아 칠량으로 향했다. 강진까지 가는 대신 칠량 J식당에서 한정식 같은 백반 한상을 마주했다. 생선찜, 반지락무침, 주물럭, 생굴·송어·토하 젓갈들, 메생이덖음·고사리 나물들이 상에 가득이다. 정성만큼 깊은 맛 나는 밥상을 받은 식객들 마음은 녹아내렸다. 어디선가 바로 그 외할머니밥상이라는 칭송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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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타고 강진만을 횡단할 수 있는 가우도 짚라인

 


계절 잊은 명사갯길, 코발트빛 풍광

아름다운 항구풍경과 회타운 인기로 마량항이 뜨고 있다는 해설사 통신을 듣는다. 고금대교 개통이라는 변화의 힘겨움을 털고 일어서서, 미항 마량으로 부활하는 관광지가 되고 있는 마량을 지나니, 버스는 장보고대교를 건너 물하태에서 하차했다. 명사갯길 탐방로에 접어들었다. 바다 건너 완도항에는 카훼리호가 출항을 기다리고 완도타워 옆으로는 고개 돌리니 청산도가 시야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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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하태선착장 건너로 보이는 완도항과 완도타워

신지대교휴게소에서 해수욕장과 울몰마을을 지나 내동마을까지 13.6km되는 명사갯길은 자연 그대로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울창한 숲길의 빼어난 경관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해수욕장까지 8km를 자유롭고 느리게 걷기로 했다. 비렁길에서 보이는 황칠, 동백, 소나무 등 사철나무들이 계절을 잊게 만들고, 서봉각 등대 앞 푸르른 빛깔 바다와 하늘 풍광은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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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명사갯길 솔숲에서 보이는 은빛 물결, 완도 뒤로 보길도와 좌측으로 대모도 소모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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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의 투명한 미네랄 바닷물과 부드러운 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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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m 3.8km에 펼쳐진 백사장, 여름 100만 피서 인파가 몰리는 산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의 겨울은 한적한 힐링 명소

 


밝은 미소의 겨울바다

신지 명사갯길 숲길 끝에서 보이는 해수욕장이 십리에 펼쳐져 한눈에 들어 왔다. 코발트색 하늘빛이 큰 바다에 물들고 햇살 머금은 바닷물이 은빛 반짝이며 투명하게 밀려와 유리알처럼 부서진다. 물살이 씻고 지난 모래가 보드라운 노트처럼 마치 낙서를 기다리는 듯 끝없이 펼쳐진다. 맨발로 걷고 싶은 백사, 풍덩 뛰어들고 싶은 해수가 매혹적이다. 이래서 ‘아! 겨울바다’로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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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수질과 안전이 국제친환경 인증에 달하는 신지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산소음이온은 대도시의 50배, 미네랄 풍부한 바닷물에서 나는 돔 광어 싱싱한 어족자원, 아름다운 경관과 편의시설까지 최고의 휴양지로 유명함

대여섯 명의 청년들이 백사장 중앙에 작은 카메라를 세워두고 요란을 떨고 있었다. 겨울 백사장 파도소리를 영상에 담으려다 한 청년이 넘어져 파도 위에 풍덩, 박장대소로 이어졌다. 짠하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신나게 물장구치며 놀았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걸 청년들이 했다. 맘껏 즐길 뿐인데도 스쳐 지나가는 우리에게 해피바이러스를 주었다. 울음을 달래줘야 할 아픈 청년이기 보다 누려야할 특권이 많은 밝은 청년의 함박 미소를 보았다. 코끼리 코 닮은 섬, 신지도 체험은 미소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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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알 수 없도록 푸르른 명사갯길, 소나무, 동백 등 상록수가 우거져 있다.

글/서정현 기획사업국장, 사진/전은영 남도섬사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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