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교도소 유골 전문가 비공식 육안조사 진행

박종태 전남대 법의학교수, 유골 상태 파악 주력

유골 국과수 본원 옮겨…DNA 확보 수 년 걸릴 수도

옛 광주교도소 유골 검시하는 합동조사단
광주광역시 북구 옛 광주교도소에서 지난 20일 검경, 군 유해발굴단, 의문사조사위원회 등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반이 옛 교도소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발굴한 유골을 검시하고 있다. 합동조사반은 해당 유골과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신원 미상 유골 40여 구(추정)가 발굴된 것과 관련, 비공식 전문가 유골 육안조사가 진행됐다. 최종 감정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된 이날 유골 육안조사에는 박종태 전남대 의과대학 법의학과 교수를 비롯해 관련 분야 전문가 7명이 참여했다. 이날 진행된 유골 육안조사는 확보된 유골들의 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기초조사로서 향후 감식 방식 및 방향을 확정하기 위한 목적을 담고 있다. 해당 유골은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 1기에서 발견됐다. 40여구는 합장묘 땅속에 만들어진 박스형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 나머지 40여구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고 있던 봉분 흙더미에서 발견됐다.

유골 육안조사에 참여한 박종태 전남대 의과대학 법의학과 교수는 “오늘(23일) 진행된 유골 육안조사는 공식 감정은 아니고 향후 감식 일정을 조율하고 유골 상태를 보기 위한 차원이었다”며 “유골 매장 형태나 위치가 석연치 않은 만큼 여러 의혹을 해소하는 첫 작업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현재 신원미상 유골 40여구를 포함해 총 80여구의 유골들이 확보된 상황인데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뼈들이 처음 발견된 당시부터 서로 얽혀 있어 실제 몇 구의 유골인지는 알 수 없다”며 “앞으로 뼈들을 세부적으로 분류작업을 한 뒤 최종 한 개체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유골 분류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성별, 나이대, 사망원인 등 기본 정보는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골의 수’, ‘ 두개골 총상 흔적과 5·18행방불명자와 연관성’등 아직 확인되지 않는 채 확산되는 정보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박 교수는 “구멍이 뚫린 두개골 2개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많은 의혹(5·18민주화운동 행불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5·18과 연결 짓고 있는데 이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유골들을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국과수 본원을 옮긴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교수는 “유골 감식의 최종 단계는 DNA 유전자를 확보하는 데 있다”며 “하지만 유골의 상태에 따라 DNA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개체의 DNA를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옛 광주교도소 합장묘에서 나온 유골의 수가 너무 많은데 반해 이를 분류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은 현재 광주에는 없다”며 “조만간 협의를 통해 유골들을 국과수 본원으로 전부 옮길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최종 감식 결과 도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박 교수는 “유골 수가 많아 일일이 분류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될 것 같다”며 “일각에선 6개월이란 말도 나오긴 하던데 상황에 따라 수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