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 특집] 남도일보가 새해들어 ‘확’ 달라진다
광주·전남 최초 ‘베를리너’로 판형 변경
읽기 쉽고 보기 쉬운 신문으로 새롭게 탄생
 

남도일보가 새해를 맞아 광주·전남에서는 처음으로 고급 신문판형인 베를리너판으로 판형을 바꿔 확 달라진 새로운 신문으로 독자를 찾아간다. 남도일보와 인쇄 협약을 맺은 중앙일보 최첨단 윤전기가 힘차게 돌면서 남도일보 신문이 발간되고 있다.

신문 크기 축소는 세계적인 트렌드
가디언·뉴욕타임즈 등 유력지 선택
국내 중앙일보 첫선 이후 도입 늘어

팔·눈 구조 인체공학상 최적화 크기
휴대하기 간편하고 보기 쉬운 신문
지역밀착 르포 등 컨텐츠 대폭 강화
 

남도일보 김다란 기자와 김재환 기자가 베를리너판과 대판 크기 신문을 읽고 있다. 신문 크기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편리성을 느끼게 한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지역 언론의 혁신을 선도해온 남도일보가 경자년 새해를 맞아 확 달라진 새로운 신문을 선보인다. 광주·전남에서는 처음으로 고급 신문판형인 베를리너판(Berliner format)으로 판형을 바꿔 독자를 찾아간다. 베를리너판은 독자의 편리함을 생각한 디자인이다. 남도일보는 제2의 창간을 한다는 마음으로 판형을 바꾸고 컨텐츠도 대폭 강화한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베를리너판을 소개한다.
 

▶베를리너 판이란

신문 판형은 크기에 따라 대판(가로 391㎜,세로 545㎜), 베를리너판, 타블로이드판(가로 272㎜ 세로 391㎜)으로 나뉜다. 베를리너판은 ‘미디(midi)’라고도 부르는 가로 323㎜, 세로 470㎜ 내외의 크기를 가진 판형이다. 타블로이드 판형보다는 가로, 세로가 조금 더 크고 대판보다는 작은 규격이다. 1888년 독일 북부의 ‘뤼벡뉴스’라는 신문이 베를리너판으로 발행된 최초의 신문이다. 당시 베를리너판 규격은 가로 315㎜, 세로 470㎜이었다. 유럽의 신문들 중에는 영국의 ‘가디언(Guardian), 프랑스 ‘르몽드(Le Monde)’와 같은 유명 신문을 포함한 많은 신문들이 베를리너판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앙일보와 국민일보, 대구일보, 강원도민일보 등이 베를리너판으로 발행하고 있다.

▶왜 베를리너 판인가

국내에 중앙일보를 통해 처음 도입된 베를리너판은 세계의 고급지들이 잇따라 선택하고 있는 최적의 신문크기다. 남도일보가 베를리너판으로 바꾼 이유는 바빠진 현대인 독자를 위한 배려에서 출발했다. 아침에 차분하게 집에서 신문 읽을 시간이 없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사이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베를리너판은 보다 읽기 쉽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펼쳐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모양이 유려할 뿐 아니라 신문을 읽으면서 정보를 얻기에 가장 적합한 크기의 신문 사이즈로 평가된다. 사람의 팔 길이와 눈 구조 등 인체공학 측면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크기(가로 323㎜, 세로 470㎜)라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 결과다. 기존의 대판(가로 391㎜, 세로 545㎜) 사이즈는 두 손으로 신문을 펼치면 어깨 너비에 비해 너무 커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하철, 자동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읽을 때 옆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가 많았으나 베를리너판은 이러한 불편이 사라진다.

크기만 보면 타블로이드판(가로 272㎜ 세로 391㎜)이 더 작지만 충분한 양의 정보를 담고, 깊이있는 뉴스를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다. 베를리너판은 좌우 2개면을 펼치는 편집이 가능해져 지면내부는 오히려 훨씬 커졌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읽을 수 있는 베를리너판의 장점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베를리너판은 시선을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고 기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시야의 분산이 적어 정보를 보다 빨리 머릿속에 전달해 주는 장점이 있다. 또 기사와 사진, 그래픽이 기존 대판보다 훨씬 보기 좋아진다. 특히 미세한 색감까지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어 지면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세계 유력지들 베를리너판 선택

신문의 크기를 줄여 나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세계신문협회(WAN)에 따르면 주요 77개국 상위 10위권 내 신문의 60% 이상이 신문의 크기를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대 들어 프랑스의 최고 고급지로 평가받는 르몽드, 영국 가디언, 이탈리아의 라스탐파, 스페인 엘파이스, 스위스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 등 거의가 대판신문을 버리고 베를리너판으로 바꿨다. 독자들이 더 편안하게 신문을 읽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신문들도 앞 다퉈 신문 사이즈를 줄였다. 2007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가로를 7.6㎝ 줄였고 뉴욕 타임스는 신문의 가로 폭을 3.8㎝ 줄였다. 워싱턴 포스트나 USA투데이도 사이즈 축소에 동참했다. 독일의 경우 전체 신문의 43%가 베를리너판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약 20개 신문이 베를리너판으로 전환했다.

▶국내 언론사들도 차츰 도입

국내 언론사 가운데는 중앙일보가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베를리너판을 도입했다. 당시 중앙일보는 ‘판을 바꿨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펼쳐서 한눈에 볼수 있다는 베를리너판의 장점을 소개했다. 중앙일보의 베를리너판형 도입은 100년 한국 신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어 대구·경북지역 종합일간지 대구일보가 2012년 베를리너판으로 판형을 전환했다. 지역일간지가 베를리너판형을 선택한 것은 대구일보가 처음이다. 이후 울산매일신문이 2015년, 강원도민일보가 2016년 베를리너판으로 판형을 교체하는 등 신문사들의 판형 변경이 이어지고 있다. 베를리너판형은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 전국 대학언론사들의 30% 이상이 베를리너판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도일보는 베를리너판으로 판형을 바꾸면서 인쇄의 질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다. 중앙일보와 협력을 맺고 중앙일보에서 인쇄를 한다. 중앙일보는 베를리너판 도입과 함께 지난 2008년 일본에서 최첨단 인쇄용 윤전기 6대를 도입했다. 대당 250억원짜리 윤전기로 48페이지 동시인쇄가 가능하고 시간당 발행부수도 최대 9만부에 달한다. 첨단 인쇄설비로 남도일보 베를리너판은 뛰어난 선명도를 자랑하게 된다. 기사와 사진, 그래픽이 기존보다 훨씬 보기 좋아지는 것이다. 특히 미세한 색감까지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어 지면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이에 맞춰 남도일보는 신문제작에 디자인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해상도를 높인 활자, 기사, 사진, 그래픽을 2개면에 펼치는 새로운 지면 편집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도 개발했다. ‘읽는신문’에서 ‘보이는 신문’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더불어 신문의 컨텐츠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지역밀착형 기사와 현장 르포기사를 대폭 강화하고, 지역 이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분석·해설기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역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칼럼진도 보강해 독자여러분의 궁금한 부분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고 가려운 곳은 시원하게 긁어드릴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 종합일간지 중 최초로 판형을 베를리너판으로 바꾼 남도일보에 독자 여러분의 더욱 뜨거운 성원을 당부한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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