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애니메이션 강자…해외서도 뜨거운 ‘러브콜’

도전과 희망…광주를 지키는 IT·문화기업<7>스튜디오 버튼
로봇 애니메이션 강자…해외서도 뜨거운 ‘러브콜’
5년간 5번의 이직…이젠 20명의 직원 거느린 대표
‘또봇v’‘쥬라기 캅스’등 자체 IP 통해 사업다각화
‘파이어로보’ 초·중·고 안전교육영상 활용
문체부 장관상·중소기업 청장상 등 수상
 

김호락(38) 대표는 2013년 광주 기획창작스튜디오 지원사업을 통해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로봇’은 사람들에게 묘한 설렘을 준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더 그렇다. 화려한 슈트를 입고 등장하는 주인공. 다양한의 모습으로 합체해 우주의 적을 물리치는 로봇. 과거로 돌아가 어릴 적 놀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우리 손에는 당연히 로봇이 들려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며 각자 기준은 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로봇에 열광한다.

스튜디오 버튼은 이같은 어릴 적 설렘을 요즘 어린이들에게도 전하는 중이다. 과거 보다 더 화려해진 영상미와 애니메이션에 녹여낸 교훈으로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문·완구로 콘텐츠화 하며 사업다각화를 이뤄내 꾸준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대표작인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는 안전사고를 주제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안전교육 영상으로 활용되며 선생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스튜디오 버튼의 대표작으로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와 ‘쥬라기캅스’ ‘또봇v’ 등이 있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스튜디오 버튼의 광주 사무실 전경.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로 데뷔

회사 생활에 기복이 심했던 스튜디오 버튼 김호락(38) 대표는 5년 동안 애니메이션 회사를 5곳이나 옮겨 다녔다. 이후 프리랜서로 전향해 로보카 폴리, 코코몽, 슈퍼윙스 등 이름만 들어도 국내에서 알아주는 애니메이션의 스토리보드 작가로 활동을 이어갔다. 스토리보드 작가는 기획만을 주로 담당한다. 김 대표는 스토리보드 작가보다 창작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애니메이터가 꿈이었다. 당장의 생계 때문에 일을 그만 둘 수 없었지만 꿈을 쫓기 위해 일하는 틈틈이 기획서를 만들며 미래를 준비해 나갔다.

준비를 이어오던 중 지인의 소개로 광주 기획창작스튜디오 지원사업을 알게됐고, 공모에 당선되며 2013년 스튜디오 버튼을 설립했다. 이때 기획했던 작품이 스튜디오 버튼의 데뷔작인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의 원안이다. 파이어로보는 안전사고를 주제로 한 소방 액션 3D 애니메이션이다. 변신 로봇 슈트를 입고 활약하는 소방대원들이 위험에 빠진 어린이들을 구조하는 내용으로 ebs와 완구회사 영실업과 함께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파이어로보는 방영 당시 ebs에서 4주 연속으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국민안전처와 협약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안전교육 영상으로 활용되는 중이다. 로보는 유튜브 조회수 종합 3천만을 달성하며 애니메이션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어 제작한 작품은 쥬라기캅스와 또봇v다. 쥬라기캅스는 공룡과 경찰이 합쳐진 로봇애니메이션으로 kbs에서 3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극장판 제작에 들어갔으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사업다각화도 준비 중이다. 또봇v 또한 로봇 기반 애니메이션으로 2018년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출시한 로봇 장난감 제품들이 모두 판매 실적 1위를 기록해 스튜디오 버튼의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스뉴디오 버튼의 처녀작인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는 2017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스튜디오 버튼 제공
2018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캐릭터 부문 문화제육관광부장관 상을 수상한 쥬라기캅스 /스튜디오 버튼 제공

◇로봇물을 잘 만드는 회사

버튼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회사다. 엄밀히 따지면 콘텐츠 기획과 제작은 다른 분야로 각각의 전문가들이 따로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버튼은 이 점을 주의 깊게 봤다. 어느 한 분야만 전문적으로 하기에는 애니메이션 시장에 있어서 사업 다각화라는 수익적 구조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였다. 우선 처녀작을 통해 마련한 자체 IP로 기획력을 다졌다. 이어 여러 투자사들과 협업을 통해 프리프로덕션 파트와 관리능력까지 갖춰나갔다.

배경으로 단합력을 꼽았다. 버튼은 최근 3년간 20명의 정예인원으로만 활동을 이어갔다. 인원이 적은 만큼 충돌과 다툼이 더 잦을 법도 하지만 김대표는 젊은 리더십을 발휘해 팀원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냈다. 결과적으로 160편이 넘는 애니메이션 편수를 제작하고 런칭했다. 또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부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원이 적은 만큼 단점도 있지만 내부 소통이 간결하고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는 시스템상의 장점이 뚜렷하다”라며 “우리는 이 장점을 살려 애니메이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어로보, 쥬라기캅스, 또봇v 등 로봇 물 애니메이션을 주로 작업 하다보니 감사하게도 로봇물을 잘 만드는 회사로 알려졌다”라며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항상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버튼은 최근 출동 유후 구조대와 콩순이 율동 송 등 유아용 애니메이션도 런칭해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출동! 유후 구조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선정된 아시아 최초의 키즈 콘텐츠다 /스튜디오 버튼 제공

◇전략과 기획으로 시장 공략

버튼의 애니메이션은 변화하는 시장 구조에 걸맞는 전략을 통해 출시됐다. 애니메이션 시장 특성상 방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 해당 IP를 통해 제작되는 2차 가공품이 주 수입원이다. 버튼은 애초 애니메이션을 내놓을 때 이같은 수익 구조를 중점에 두고 제작했다. 로봇, 경찰, 자동차 등 메카닉물은 남아의 선호도가 높아 완구에 캐릭터들을 적용했을 때 많은 관심을 얻을 수 있다. 쥬라기 캅스와 강철소방대 파이어로보 또한 이점을 노렸고, 다양한 라이선싱 상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면도 뒤쳐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봤을 때 가장 재밌는 애니메이션은 단연 화려하고 멋있는 만화다. 특히 로봇물은 다른 장르보다 더 눈에 띄어야 인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효과들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돼야 했다. 이를 위해 버튼에는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슈퍼바이저들이 함께 모든 작업에 세심한 공을 들여 퀄리티 높은 영상을 구현해낸다.

버튼은 쥬라기캅스의 극장판 제작과 시즌 3를 기획 중이다. 쥬라기 캅스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중이다. 내년엔 중국에 진출될 예정이며, 영상과 완구를 런칭하고 흥행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호락 대표는 “버튼의 매출과 회사 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헌신하고 있는 임직원분들이 오래 다닐 수 있도록 회사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버튼만의 기획, 제작 능력으로 국내 뿐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흥행할 수 있는 창작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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