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아파트, 청년 활동무대로 변신하다

남도일보 기획-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①영구임대주택 공동체 재생 시범사업
(중)각화주공아파트
영구임대아파트, 청년 활동무대로 변신하다
광주 각화주공, 다양한 계층의 공동체 활성화 시도
가치교육 선도지역 목표…청년 입주자 멘토로 나서
 

영구임대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청년 활동가들로 하여금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광주 북구 각화동 각화영구임대아파트 주민들과 청년들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영구임대주택 공동체 재생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야기브릿지 제공

영구임대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관리공단·광주광역시·광주시의회·광주광역시도시재생공동체센터·북구청·사회혁신플랫폼·이야기브릿지·각화종합사회복지관 등은 북구 각화임대아파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엔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도 힘을 보탰다. 각화 주민들과 청년들이 함께 지역 내 공동체를 만들고, 각화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영구임대주택 공동체 재생 시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빈집과 청년의 달콤한 동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사업은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임대아파트의 공실 문제와 결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됐다.

먼저 시작된 광산구 우산동의 ‘우산빛여울채(하남시영2단지)’가 청년들의 입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북구 각화동의 각화주공은 여기에 더해 청년 창업과 공동체 재생까지를 바라보며 청년 활동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비어 있는 지하상가를 청년활동가 또는 사회적기업을 위한 활동공간으로 제공해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토록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과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시도하고, 입주 청년들이 인근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청소년들의 멘토로 나서 돌봄과 커뮤니티케어를 실현하고자 한다.

영구임대주택은 노후화된 시설 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사회적 낙인으로 슬럼화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영구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자 가운데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평범한 가정도 있지만 그들의 존재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모두에게 마이너스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여러 기관들이 합심해 청년 주거문제와 임대아파트 공실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더불어 입주한 청년들을 기반으로 지역을 재생하고자 하는 노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덕분에 청년들은 월 10만원 내외의 임대료로 주거를 해결하게 됐고, 지역은 에너지 넘치는 청년 20명을 품게 됐다.

입주 청년들이 가진 재능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자생적 도시재생이 시작된 것이다. 청년들은 오는 16일까지 입주를 마치고 공동체 재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시작된 움직임은 이야기브릿지의 ‘이야기 학교’다. 이야기 학교 프로그램은 각화동을 가치교육 선도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청년단체 이야기브릿지는 각화초등학교와 각화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교육을 진행했다.

청년들의 제안과 광주시교육청의 지원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주요과목 중심의 입시 교육이 아닌 사고의 폭을 넓히고, 트렌드를 알아가는 가치교육으로 시작됐으며, 4차례 교육을 통해 청소년 50여명이 자신의 이야기로 강연할 수 있도록 펼쳐졌다.

‘각화 주공의 공동체 재생 시범사업’은 교육의 가치 이외에도 기존 주민들과 연대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야기 마당 행사에 참여한 각화주공아파트 주민들은 입주 청년들에게 바라는 점과 현재 각화주공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브릿지 제공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23일 각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청년단체 ‘이야기브릿지’의 주도로 주민들과 입주(입주예정) 청년들의 첫 만남 행사가 열렸다. ‘이야기가 있는 잔치’라는 취지에서 열린 ‘이야기 마당’ 행사는 각화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 20명과 입주 청년 10여명이 함께 마련했다.

특히 각화초등학생들과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접 체험 형태로 진행한 ‘화분 만들기’는 주민들에게 선물과 동시에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행사에 참여한 주민 200여명은 입주 청년들에게 바라는 점과 현재 각화주공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이야기마당에 참여한 각화주민이 이야기 하는 모습. /이야기브릿지 제공

이야기브릿지와 입주 청년, 각화초등학교 학생들, 각화종합사회복지관, 광주각화관리사무소, 주민들은 ‘앞으로 각화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지를 다졌다.

김광명 입주 청년단 부단장(이야기브릿지)은 “전공과목으로 선택한 복지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을 찾게 돼 기쁘다”며 “각화주공을 중심으로 각화동이 광주를 대표하는 공동체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부단장은 또 “주민들과 청년이 함께 어울려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육과 문화, 출판과 복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며 운영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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