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화로 쇠락한 계림동에 예술의 향기를~
광주계림미술관 18일 개관
‘그리세’ 회원들 의기투합

주민과 숨쉬는 문화공간 마련
10여년간 빈 한옥집 탈바꿈
‘내 마음 속 계림동’ 기념전

광주계림미술관 - 계림5-2구역
광주계림미술관 - 계림동 재개발지구
광주계림미술관 입구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광주 동구 계림동은 도심공동화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1970년대만 해도 헌책방 60여곳이 성행하며 지성과 교양의 거리로 불렸다. 하지만 헌책에 대한 수요가 줄고 인터넷을 통한 구매가 주를 이루게 되면서 지금은 절멸 위기 상태다. 광주고 오거리에서 계림오거리까지 700m가량 이어진 상가에는 3~4곳 허름한 헌책방 간판들이 붙어 있을 뿐이다.

헌책방이 쇠퇴하다 보니 사업을 이어가려는 사람도 없다. 책방 인근 주택가도 마찬가지. 하나 둘 씩 사람이 떠나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줄면서 빈집과 건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행정기관에서는 도심공동화를 막고자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진행되면서 고층 아파트들이 하루 멀다하고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 광주 동구는 헌책방 거리를 모티브 삼아 ‘행복한 책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중이다. 구도심인 계림동 일원을 책마을로 조성해 인문도시 위상을 제고하고 책 판매, 디자인, 인쇄, 출판 등 관련 업종과 헌책방거리 활성화를 도모하자는게 목적이다.

이런 계림동에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이 탄생해 관심을 모은다. 오는 18일 계림 1동(구 계림파출소 뒤편)에 개관하는 ‘광주계림미술관’이다. 계림미술관은 광주 시민과 계림동 주민, 문화 예술인들이 함께하며 즐기는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기치를 내걸고 있다.

개관 기념으로 목요사진(회장 김형주)의 ‘내 마음 속 계림동’전을 마련했다. 목요사진은 회장을 비롯해 엄수경, 오형석, 임성국, 장준식 등 5명의 회원 들이 삶과 자연의 다양한 현상을 각자의 시각을 지니고 사실적으로 담아 내는 그룹이다. 이번 전시회에 계림동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컬러와 흑백 사진으로 표현한다.

계림동의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듯 미술관도 빈집을 활용했다. 1947년에 지어져 가정집, 주점, 만화방, 세탁소, 자개 농방, 중국음식점 등으로 사용되가다가 도심 공동화로 최근 10여년 동안 비어있었던 한옥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대지 150평에 전시관(40평)을 비롯해 작가 작업실, 야외공연장, 게스트 하우스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것.

계림미술관을 개관한 주인공들은 70~80년대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생 순수 미술 모임을 대표했던 전남대 미술 동호회 ‘그리세(회장 손희하)’ 회원들이다.

계림미술관은 주민들이 제공하거나 기증하는 자료를 활용 하여 전시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음악 공연, 영화 상영으로 주민과 시민, 문화예술인들 함께하며 쉬어가고 놀이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또 개관 기념 전시를 시작으로 주제를 정해 계림동의 문화, 역사, 인물 등을 탐색하는 연작시리즈를 발굴해 계림동을 비롯한 구도심 재개발 지역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기획 전시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리세’ 채승석 총무이사는 “미술은 물론 사진, 서예, 음악, 연극 분야 예술인과 동호인, 일반인, 학생들이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써 ‘예향 광주’의 문화예술 토대를 더욱 다지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계림미술관 개관 의미를 설명했다.

채 이사는 이어 “광주계림미술관은 계림동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서 광주광역시 재개발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도 짚어 보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개관기념전은 오는 2월 7일까지 이어진다. 전시 오픈식은 18일 오후 3시다./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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