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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경 호남대 초빙교수의 남도일보 독자권익원 칼럼
민선 체육회 기대해도 될까요

민선 체육회 기대해도 될까요

배미경 (호남대학교 초빙교수/ 더킹핀 대표)
 

배미경
 

2020년은 대한민국 체육사에 기록될 만한 큰 변화가 예고된 해다. 민선 체육회장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전국 254개 시도별 체육회에서 체육회장 선거가 진행되어 지난 15일로 모두 마무리 되었다. 전국적으로 254명의 첫 민선 체육회장이 16일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먼저 첫 역사의 주인공인 된 전국의 신임 민선 체육회장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보낸다.

민선체육회장시대를 열 수 있게 된 직접적 계기는 1962년 제정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전국의 체육회는 임의단체로 80%에 가까운 재정을 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운영되어왔다. 부족한 운영재정의 충당을 위해서 체육회 임원들이 거액을 각출하여 보태는 구조이다 보니, 전문가 보다는 지역의 재력가나 유지들이 임원진에 참여하는 구조를 면치 못했다. 또한 체육회가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의 선거외곽 조직으로 이용되고 각종 이벤트에 동원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산 되었다. 2014년에는 국회법 개정을 통해서 국회의원의 겸직이 금해졌고, 2019년 11월 15일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의 장의 겸직금지 조항이 신설되면서 민선 첫 체육회장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스포츠와 정치는 멀수록 좋다. 국제적인 스포츠의 흐름이다. 국제스포츠의 교과서적 역할을 담당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를 비롯해 국제축구연맹(FIFA) 등 주요 스포츠 단체들은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성을 그들의 헌장에 명시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치로 부터 스포츠의 독립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부여받은 출발이다. ‘스포츠’가 스크린, 섹스와 더불어 국민 우민화의 3대 요소로 대놓고 정치적도구로 활용되었던 불명예스런 시절도 있었다. 대한민국 최상위 체육단체인 대한체육회도 정치인들의 구미에 맞는 인사가 수장으로 추대되고, 정치의 보조적 수단으로 전국 스포츠 조직이 이용되던 시절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번 전국의 선거 과정에서도 공약 경쟁보다는 누가 자치단체장하고 친한지로 경쟁했다는 웃지못할 상황이 전국 곳곳에서 연출되고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정치로부터 스포츠의 순수성을 지켜야하는 시대적 소명과 더불어 여러 관행과 제도적 충돌이라는 난관이 예상되는 출발이다.


우리지역에서는 김재무 전라남도체육회장과 김창준 광주광역시체육회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무보수 명예직의 자리이지만 박빙의 승부로 당선된 두 분의 선전에 경의와 축하를 보낸다. 두 수장 모두 재정자립도 강화, 전문체육인 육성과 생활체육 외연 확장, 체육인의 복지확대를 공약했다. 이 공약이야말로 현 지역체육의 혁신을 위한 진단의 결과이자 향후 우리 지역체육단체가 나가야할 방향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하나 더했으면 하는 것은 지역 스포츠의 전문화와 특성화에 대한 관심이다. 스포츠조직 경영의 효율화와 합리화를 이끌어 내고, 각 단체가 처한 상황에 맞는 특성화를 모색했으면 한다. 광주는 지난 17년 간 월드컵, 유니버시아드, 세계수영대회 등 국제스포츠대회의 경험이 축적된 도시다. 스포츠 자원과 자산을 어떻게 도시의 변화로 전환시킬 것인지에 대한 스포츠인의 주도적 고민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라남도는 앞으로 전국체전이라는 메가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다. 공약 하셨듯이 전국에 전남을 세우는 일이다. 멋진 준비를 기대한다.

1993년 민선 대통령 시대 개막, 1995년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시대 개막, 2020년 민선 체육회장 까지,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이제 정치에서 스포츠까지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왔다. 스포츠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현대인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복지이기도 하다. 스포츠가 체육인만의 전유물이던 시대도 지났다. 첫 숟가락에 배부를 수는 없다.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하지만 첫 출발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가슴 설레게 하는 첫 출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꼭 하나 기억 해주셨으면 한다. 민선 체육회 탄생의 가장 큰 배경은 스포츠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시대적 요구이자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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