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가능성 높여야”vs“뼈아픈 자충수될라”
민주당, 호남 전략공천 카드 만지작
민심이반·조직와해 ‘역풍’맞을라
‘공석·불출마’ 등 전국 15곳 전략지역 확정
일부 지역 야당 현역 지지세 견고에 커지는 고민
“당선 가능성 높여야”vs“뼈아픈 자충수될라”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에서 현역의원 불출마 지역구 등 15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확정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전략공천 여부에도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특히 광주는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의 전략공천 카드로 몸살을 앓은 만큼 자칫 민심 이반과 조직력 와해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여론이 높아 민주당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당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총리와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구 6곳과 현역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 등 15곳을 전략지역으로 확정했다.
민주당은 추가 전략공천 지역구를 검토하고 결정할 계획이어서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지역 몇 곳이 포함되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은 광주·전남지역 후보 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광주·전남 18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현역의원은 광주 송갑석 의원, 전남 이개호·서삼석·손금주 의원 등 4명으로 불출마 선언을 한 이정현 의원 지역구 순천을 제외한 13개 선거구에서 야당 현역의원과 혈전을 벌여야 한다.
광주·전남지역 민주당의 지지율이 60% 중반 가량으로 견고하지만 일부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야당과 무소속 현역의원에게 밀리거나 박빙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런만큼 민주당은 광주 1~2곳, 전남 3~4곳을 전략공천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지만 자칫 전략공천이 민심이반으로 이어져 광주·전남 지지율 하락 등 전체 선거판을 뒤흔들 수도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광주·전남은 전략공천으로 몸살을 앓았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일당독식 폐해가 안하무인격인 전략공천으로 이어졌다며 회초리를 들었고, 결국 민주당은 광주·전남에서 단 1석을 얻는 수모를 겪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18년 당 대표 경선에서 “이제 광주에서 전략공천은 없을 것이다”고 확언한 대목에서도 전략공천 실패의 교훈이 묻어난다.
전략공천은 ‘시스템 공천’을 믿고 그동안 표밭을 다져 온 후보의 반발과 조직력 와해로 이어지며 ‘민주당은 광주·전남에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오만한 독선으로 비쳐질 수 있다. 호남을 텃밭으로 하는 야당의 이합집산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위험한 승부수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입장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제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광주·전남에서 참패했던 원인 중 하나는 민심과 동떨어진 전략공천을 꼽을 수 있다”며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전략공천이 쉽지 않을 것이지만 만일 전략공천이 현실화된다면 뼈아픈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