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나눔 취지 외면 ‘기부 가장한 쓰레기 투기’

아름다운가게는 2002년 10월 설립 이후 물품 재사용 사업 및 리사이클링 사업 등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국내외 소외계층과 나누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증 물품과 물품 기증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증 물품이 증가하는 것은 물품을 기증하면 기부영수증이 발급돼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기증 물품의 폐기율이 60% 이상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름다운가게 광주목포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본부에 기증된 물품은 모두 211만2천998점이다. 이 가운데 재사용이 불가능해 폐기된 물품은 총 128만8천928점으로 기증 물품 10점 당 6점이 버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증 물품의 3분의 2가량이 폐기 처리되는 것은 마구잡이식 물품 기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공제 혜택이 있다 보니, 기부를 빙자해 쓸 수 없는 물품까지 보내는 얌체 기증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기부를 가장한 쓰레기 투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다.

나눔의 취지를 외면한 폐기 물품 기증이 늘어나는 것은 기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올바른 기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남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인지 살피기보다 처치 곤란한 물건을 처리하는 차원에서 기증을 활용하고 있다. ‘버리느니 남 준다’거나 판매할 수 없는 수준의 물건을 ‘이게 얼마짜린데’라며 선심 쓰듯 내놓기도 한다. 중고 거래 사이트가 활성화하면서 쓸 만한 물건은 팔고, 팔지 못하는 물품은 기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품 기증의 기본은 ‘남이 사용할 수 있는가’다. 친구 또는 이웃에게 자신이 직접 전달할 수 있을 만한 물건인지 살펴봐야 한다. 구입 가격과 상관없이 본인이 지금 쓸 수 없는 물건은 남들 역시 쓰고 싶지 않다. 정말로 본인이 쓸 수 있는 물건만 기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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