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숲에 묻혀버린 마을역사 기록

‘양산마을 미디어 기록단’ 김혜일 대표



“가꾸고 보존해 새 이야기 만들자”

양산동에 거주한지 15년이 넘었다. 처음 양산동에 발을 들여놨을 때만 해도 텅텅 빈 공간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구 유입이 늘면서 자연마을의 형태는 사라지고 원룸과 상가, 병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낡고 오래된 것들을 밀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이름도 생소한 프랜차이즈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우리 양산마을 미디어 기록단은 이렇게 사라진 것들을 기록한다. 그래서 타깃을 사람으로 삼았다. 장소는 변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변하지 않기에 마을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낡고 오래된 것으로 치부하기에 너무나 아까운 시간 속 이야기들이 사람과 시장안에 남아있다. 그러니 낡았다고 다 개발하지 말고 가꾸고 보존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더욱이 마을에서 활동해보니 소소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들이 많았다. 각자 나름의 보람을 갖고, 하루하루를 알차게 살아가는 사람들. 누군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해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들로 하여금 공동체의식을 느끼고 사라져 가는 옛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싶다. 또한 기록단은 취재를 한다기 보다는 같이 밥먹고, 커피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이같은 과정 속에서도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기에 기록단 활동도 적극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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