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역사현장

“설 연휴 손자 손녀 손잡고 5·18 역사현장 가보자”
<40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역사현장>
5·18사적지 1호 전남대 정문
진실 간직한 5·18기록관 등
꼭 가봐야 할 민주화의 성지
오월 영혼 잠든 국립민주묘지
마지막 항쟁지 옛 전남도청
자유공원 상무대법정도 필수
 

올해는 5·18민주화운동이 불혹을 맞는 해이다. 설 연휴 손자·손녀와 함께 광주 시민들의 아픔을 간직한 5·18 역사현장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내 무장항쟁군상과 추모탑 너머로 별과 달이 흐르고 있는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편집자 주>

2020년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다. 설 연휴를 맞아 손자·손녀와 함께 광주시민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5·18 역사현장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촉발한 곳이자 5·18사적지 1호인 전남대 정문과 5·18 당시 시민군의 마지막 대변인 윤상원 열사를 기리는 기념홀,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금남로 일대 등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봐야 할 민주주의 역사 자체다. 불혹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인 역사현장을 소개한다.
 

1980년 5월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민족민주화성회를 위한 시가 행진을 하기 앞서 대학생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남도일보 DB

◇5·18의 시작, 전남대

광주 지역 30여 곳의 5·18 사적지 중 1호로 지정된 전남대학교 정문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시발점이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사회 전반에 걸쳐 표출되던 ‘80년의 봄’, 23개 대학 대표로 구성된 전국 총학생회장단은 ‘비상계엄의 즉각 해제와 전두환·신현확 등 유신잔당의 퇴진’ 등을 담은 결의문을 포고하고 거리시위를 계획했다.

광주에서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 박관현을 필두로 지역 대학가와 전남도청 일대에서 거리시위가 일어났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계엄령을 해제하라,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고, 1980년 5월 18일 계엄군은 전남대 정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진압봉으로 구타했다. 학생들은 계엄군의 폭력을 알리기 위해 전남도청으로 진출했고 전남대 정문에서 본격적인 5·18민주화운동이 촉발했다.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1층 행정학과 사무실에 위치한 ‘윤상원의 방’. /남도일보 DB

이와 함께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1층 행정학과 사무실에는 ‘청년 윤상원’을 기리는 기념홀이 있다. 윤상원 열사는 5·18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옛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탄에 맞아 숨진 인물로, 들불야학에서 노동권과 평등사회의 중요성을 가르치며 노동·빈민·학생·문화 운동의 선구·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기념홀은 윤상원 열사가 청년·노동자들과 공부했던 들불야학을 상징화했다. 윤 열사의 연혁이 벽면에 새겨지고 윤 열사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소개한다. 사회대 1층 로비에 마련된 ‘윤상원의 오월길’에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꿨던 그의 열정과 고뇌를 학생들이 교감할 수 있도록 윤 열사가 쓴 일기 내용 중 일부가 전시되고 있다.
 

1980년 5월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 운집한 광주시민들의 모습. /5·18기념재단 제공

◇민주화의 성지, 금남로

민주화의 성지 ‘광주’를 방문한다면 5·18민주화운동의 마지막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과 열흘간의 민주화운동을 상세하게 기록한 5·18기록관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동구 금남로1가에 위치한 옛 전남도청에는 광주가 지난 100년간 겪은 역사를 집약적으로 소개하는 전시관이 있다. 실내 3개 층을 관통하는 상징 조형물과 5·18 관련 각종 전시가 열리고 있어 손자·손녀의 손을 잡고 관람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와 함께 민주광장에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이 운집한 분수대도 있어 볼거리가 다채롭다. 이곳은 5·18민주화 운동 이후 매일 ‘시민궐기대회’가 열렸던 곳으로, 궐기대회에서는 사건의 진상과 정황을 알리는 성명서와 투사회보 등의 유인물이 배포됐고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함으로써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지혜를 모았던 곳이다. 광주 시민들은 이곳에서 주먹밥과 빵 등을 대가 없이 나눴고 부상자를 돕기 위해 헌혈을 하는 등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천했다. 특히 지난 2011년 5월에는 옛 전남도청에 있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전남도청 인근에는 지난 2015년 개관한 5·18기록관이 있다. 이곳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광주에서 촉발된 민주화운동을 상세하게 기록한 곳으로, 순국선열 165명을 추모하는 공간, 시민들에 의해 탄생한 언론 ‘투사회보’를 소개하는 코너, 해방광주·대동세상의 상징이었던 ‘양은대야’를 소개하는 코너 등 3개의 상설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5·18기록관에서 자체 발굴한 영상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기증받은 당시 현장 영상 등 기록보관소에서는 다양한 영상을 통해 오월 당시의 상황을 관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아울러 기록관 1층 시민광장에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 맞아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하는 문화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지난해 5월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참배객들의 모습. /남도일보 자료사진

◇5월 영혼 잠든, 민주묘지

지난 1997년 5월 16일 광주 북구 민주로 200에 설립된 국립5·18민주묘지는 오월 영령의 묘 333기가 있으며 민주의 문과 유영봉안소, 역사의 문, 숭모루, 추념문, 관리동, 휴게실 등 건축물 7동과 역사공간, 민주광장, 참배광장, 전시공간, 상징조형물, 광주민주화운동추모탑, 7개 역사마당(의병, 동학, 3·1운동, 광주학생운동,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 통일마당), 헌수기념비, 준공기념탑 등이 구성돼 있다.

특히 높이 40m의 추모탑은 숭고한 5·18민주화정신이 삼라만상과 우주를 꿰뚫어 범우주적 존재로 승화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유영봉안소는 영령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장소로 우리나라 전통 고분인 고인돌 형태를 응용했다.

이곳에서는 매년 5월 18일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계 인사들이 방문해 참배하는 등 정부 공식행사가 열린다.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5·18 자유공원 안에 있는 영창. /5·18기념문화센터 제공

◇휴식과 함께하는 역사체험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휴식할 공간을 찾는다면 서구 상무지구 인근에 자리한 5·18자유공원과 기념공원이 제격이다. 이 두곳은 5·18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각종 전시실과 문화관으로 구성돼 있어 5·18민주화운동 관련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5·18 자유공원은 5·18 광주항쟁에 관한 자료를 보관하고 홍보하는 곳으로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사재판 현장이었던 상무대 법정과 영창을 옮겨와 원형을 복원, 재현했다. 다양한 자료를 보관하는 자유관과 영창 및 각종 기념비로 구성돼 있으며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자료와 사진들을 보관한 전시실, 연행자들이 고문과 조사를 받았던 헌병대 중대 내부반, 임시취조실로 사용한 헌병대 식당, 고문수사와 재판을 지휘한 계엄사합동수사본부 특별수사반이 임시본부로 사용한 헌병대 본부사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광주 서구 치평동 5·18기념공원은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공원으로 조성됐다. 총 넓이 20만4천985㎡에 5·18자료실과 공연·행사시설을 갖춘 5·18기념문화관, 시민군조각상·추모공간 등으로 구성된 5·18현황조각과 추모승화공간, 5·18정신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원형 분수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5·18민주화운동학생기념탑과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도 마련돼 있고 공원 정상에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3층 누각의 오월대가 있다. 이밖에 사찰 무각사와 연못·전통정자·잔디광장·산책로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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