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도 유행따라…바뀌는‘설 트렌드’

세뱃돈 ‘봉투’→‘모바일 송금’

명절 차례 대신 가족여행 선호

출가외인은 ‘옛말’…친정 먼저

명절날이면 온가족이 고향집에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던 시절은 이젠 옛말이 됐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명절 ‘고유(告諭)’의 문화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을 맞아 고향집을 방문하기 보다는 가족과 추억을 쌓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현금이 든 세뱃돈 봉투 대신 간편한 모바일 송금이 대세다. 또한 명절때마다 시댁을 우선으로 방문하던 문화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설을 맞아 ‘명절 신(新) 풍속도’를 소개한다.

◇연하장으로 대신하는 명절 인사

명절이면 소중한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 인사를 드리거나 전화 등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한 명절 선물과 함께 종이 연하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마트 시대에 이른 오늘날엔 모바일 연하장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다양한 이미지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나만의 연하장’으로 감사 인사를 전달할 수 있어 보내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하장은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과 같은 SNS와 메신저를 통해 손쉽게 전송할 수 있어 인기다.

◇세뱃돈 ‘모바일 송금’ 대세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을 준비하기 위해 은행 곳곳에서는 신권 지폐로 바꾸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렇게 ‘빳빳한’신권으로 바꾼 현금은 봉투에 담겨 세뱃돈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엔 세뱃돈을 현금으로 뽑아 전달하는 대신 ‘모바일 송금’ 등 간편한 금융서비스를 통해 전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세뱃돈을 받는 이들또한 받은 현금을 통장으로 다시 입금해야하는 불편함이 줄어 모바일 송금을 선호하기도 한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이 수백년간 이어져온 명절 풍경을 바꿔놓은 것이다.

◇차례+여행 ‘일석이조’누리기

유교사상을 이어온 한국사회에서 차례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1인가구 증가, 핵가족화 되면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여의치 않다보는 명절 연휴기간을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절충안으로 차례도 지내고 여행도 즐기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를 이들도 적지 않다. 명절 당일 고향에서 간단히 차례를 지낸 후 돌아오는 길에 여행을 즐기는 ‘D턴족’, 귀성 전 미리 여행을 즐긴 뒤 고향을 찾는 ‘역 D턴족’, 고향집을 방문 한 이후 부모님 등 가족과 함께 인근 지역에서 연휴를 즐기는 ‘J턴족’까지…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명절 연휴 기간을 보다 알차게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배달·간편식으로 대신한 차례상

과거엔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요리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간소한 명절을 준비하는 이들과 배달 문화가 확산되면서 간편식 제품 또는 배달 음식으로 차례 음식을 대신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손질 또는 조리과정이 복잡한 생선이나 육류·전 등이 완제품으로 배송되기 때문에 포장에서 꺼내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다.

‘조상님께 정성을 드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과한 노동으로 가족끼리 얼굴을 붉힐 일도 없을 뿐더러 흔히 명절때마다 겪는 ‘명절증후군’까지 예방할 수 있어 많은 가정에서 선호하는 추세다.

◇‘시댁’ 먼저는 옛말

흔히 명절이 되면 ‘시댁’부터 방문하는 것이 의례적이었지만, 이젠 ‘옛말’이다. 양성평등을 지향하고 있는 최근엔 명절에 시댁과 친정을 번갈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추세다. 설엔 시댁을 먼저 방문했다면, 추석엔 친정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다. 또한 명절 앞 뒤 주말을 이용해 한 곳을 방문하고, 명절엔 나머지 한 곳을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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