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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12)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12)

제6부 팔도부원수 1장 모문룡을 부수다(512)

“무엇이냐?”

모문룡이 쇤네와의 수작을 멈추고 경호 군교를 향해 물었다.

“장군, 큰일날뻔 했습니다. 저 여인이 수상합니다. 모 대장을 계곡으로 유인해 척살하려고 모의를 꾸민 여자입니다. 저 여인의 이동을 따라 궁수 첩자들이 줄곧 모 대장을 미행했나이다.”

순간 모문룡이 쌍통을 찌푸리며 쇤네를 노려보았다.

“네 이년, 그것이 사실이렸다 해?”

“아, 아닙니다. 소녀는 모르는 일입니다.”

“뭐가 아냐 해? 네 년이 미인계를 썼다 해? 용서치 못한다!”

그가 일본도를 뽑아들어 허공에 휘두른뒤 그녀 목을 내려쳤다. 핏물이 쏘듯이 허공에 튀고, 그녀의 머리가 떼구르르 냇가의 자갈밭에 나뒹굴었다. 뜨겁게 연정을 불태우던 열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복수의 일념만 그의 눈에 이글거렸다.

“장군 여기 있을 때가 아닙니다. 피해야 합니다. 함정에 빠졌습니다!”

경호 군교가 말하자 모문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급하게 명령했다.

“모두 철수하라. 이곳은 병목같은 곳이라 빠져나가지 못하면 모두 생포된다.”

모문룡은 정충신의 첩보부대가 작전을 펴는 것을 알아내고 알산을 벗어나 바닷가로 내처 철수했다. 정충신은 연락병과 자객, 쇤네 모두 희생당했으므로 모문룡 군사가 산기슭을 빠져나간 것을 미처 알아내지 못했다. 뒤늦게 알고 후금군 기병 50명과 함께 모문룡 군사를 추격했으나 한 발 늦엇다.

모문룡 군사는 무기를 버리고 군선에 올라타 일단 가도로 방향을 잡았다. 모문룡은 여자를 가까이 하면 반드시 화가 미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정충신은 후금의 다이샨 패륵에게 밀서를 보냈다.

-후금군과 연합해 원수 모문룡을 치려 했으나 척살하지는 못하고 대신 가도에 가두었소. 그의 목을 도려내는 것이 순서였지만, 섬에 묶어두었으므로 반 타작은 한 셈이오. 후금의 골치덩어리를 친 셈이니 어서 빨리 조선국과 화약을 맺고, 신린우호를 다져야 할 것이오이다. 후금 사절단에게 협상 마무리를 명하소서.

정충신은 또 요동반도에 진출한 명나라 장수 원숭환에게도 첩서를 보냈다.

-모수(毛帥:모문룡 장수)가 스스로 왕법(王法)을 범하니 과연 참형을 당하고도 남을 난수(亂帥:악질 장수)임이 분명합니다. 임무를 수행하기보다 토적과 같은 행악질을 일삼으니 장수 자격이 없는 자로서 마치 고황에 든 병을 가진 자이고, 그러므로 명의 장수가 아니라 원수이오이다. 이 자를 격멸하는 것은 요동 백성에게는 호랑이 입을 빠져나와 자애로운 어머니에게로 돌아가는 것과 같고,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종기를 터뜨려 목숨을 다시 이어 회생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도독께서 황상의 은총에 보답하려면 은밀하게 계책을 세우시어 기틀을 마련해 놓은 다음 벼락치듯 단호하게 체포하도록 본관이 일체의 조치를 취했나이다. 아무리 날뛰는 간흉이라도 조그만 섬에 갇히면 타격하기가 쉽고, 전쟁 무기 또한 보잘것없으니 군대라고 할 형편이 못됩니다. 우리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군선에 불을 놓겠습니다. 재언(再言)하는 바, 모문룡으로 말하면 외부에 있을 때는 원 도독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데도 이를 거부하였고, 있지도 않은 승전 사실을 조작해 허위로 보고하여 감히 명 의 명예를 능멸하였소. 사사로이 장을 열어 토구들과 내통하였고, 상선을 약탈하는 등 도둑질을 일삼았으며, 조선 백성들을 마구 죽여 피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여염집 아낙을 데려다 날마다 농락하는지라 본관이 자객을 시켜 목을 치려 했으나 실패하였나이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놈을 살려둬서 무엇에 쓰겠습니까. 다행으로 그 자를 가도에 묶어두었으니 그자의 전공을 치사(致辭)할 요량으로 요양 땅으로 불러들여 능지처참을 하심이 마땅하다고 사료됩니다. 그 자가 더 이상 육지로 못나오도록 조치하였으니 나머지 일은 원 도독의 책임하에 그를 불러들여 조치하는 일만 남았소이다. 명으로서도 수년 동안 수만 석의 곡식을 가져가면서도 한 뼘의 땅도 얻지 못하였으니 그것만으로도 죄가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소이다. 그 자는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은 바, 이웃 나라와의 선린을 위해서도 없애야 할 것입니다.

정충신은 강화도의 행재소에도 장계를 올렸다.

-상감마마,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모문룡을 가도에 가둬두었으니 속히 후금 사절단과 화약을 체결하십시오. 모문룡 군대는 금명간 토멸(討滅)되는즉, 그리하면 황해도 평안도 땅은 진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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