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전남도의원, 8년간 국유지 불법매립 ‘논란’

토목전문가, 복토 토지 높이 12m “25t 덤프 차량 4천여 대 분량”
국토청 “점용 허가한적 없다” “원상복구와 함께 변상금 부과”
주민들, 일반인 상상할 수 없는 일 “의원 영향력·행정기관 묵인 합작”

현직 전남도의원이 국유지를 불법 매립해 문제가 되고 있는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농지.동부취재본부/기경범 기자 kgb@namdonews.com

더불어민주당 여수출신 전남도의원이 허가를 받지 않고 8년째 국유지 15필지를 포함해 부인 명의 땅 등 5천200여㎡의 부지를 불법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목 전문가들은 불법 복토한 토지 높이만도 12m에 이르고 흙의 양도 25t 덤프 차량 4천여 대 분량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2일 익산국토관리청과 여수시에 따르면 전남도의회 이광일 의원(여수 제1선거구)은 2013년 8월부터 여수시로부터 우량농지 개량 허가를 받은 뒤 매년 연장신청을 통해 최근까지 8년째 복토작업을 하고 있다.

2월 초 현재, 당초 부지에서 12m의 높이까지 석축을 쌓고 성토한 후 평탄 작업을 마친 상태다. 이 땅의 실질 소유주는 이 의원의 부인과 지인 공동명의로 돼있다.

2013년 당시 ‘2천500㎡ 면적의 저지대 농경지를 성토해 지반을 높이겠다’며 여수시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나 이 의원은 부인 명의의 땅만 성토작업을 한 게 아니라 일대 국유지까지 불법으로 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도일보가 확인한 불법 매립 국유지만 해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소유의 도로와 농지 등 15필지 2천61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이 의원 측의 땅을 포함해 모두 5천200여㎡의 부지가 조성된 상태다.

현행 관련법에 따르면 개인이 국유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으로부터 점용 허가를 받고 임대료를 내야한다. 성토 등의 개발행위를 하는 경우도 해당기관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일정 규모 이상의 흙을 쌓거나 파낼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의원은 8년 전부터 국가소유의 땅을 버젓이 자신의 땅처럼 무단으로 복토하고 사용해 왔다.

이 의원이 이처럼 국유지 15필지까지 불법 복토한 것은 자신 소유의 땅은 도로변과 10여m 이상 떨어져 있으나 국유지 여러 필지가 도로변과 인접해 있어 이를 통하지 않고는 자신 소유 부지는 사실상 맹지 상태이기 때문에 국유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직 전남도의원이 국유지를 불법 매립해 문제가 되고 있는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농지.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그러나 익산국토관리청 순천국도관리사무소는 준공 이후 임대 등의 점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개발 행위 등의 사전협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개인이 국유지를 점용하는 경우도 공사 현장 진입로 등 극히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순천국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전허가를 받지 않았고, 사전협의도 전혀 없었다”며 “국유지를 무단으로 훼손한 사항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변상금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 의원이 수년전부터 국유지를 불법 매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당수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며 “국가 땅은 개인 허가가 불가한 것으로 알고 있고, 특히 일반인이 국유지를 불법으로 매립하고 이후에 점용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도의원의 영향력과 행정기관의 묵인 등의 합작품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2013년 땅을 매입 당시 전 토지주가 우량농지 개량 허가를 받아 (자신이)수년간 복토작업을 해 왔다”며 “설계사무소에서 준공 검사를 마친 후 임대 등의 신청을 하면 국유지를 사용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먼저 매립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법을 잘 몰라서 설계사무소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면서 “현재 여수시와 준공검사에 대해 협의 중이고 조만간 임대 등의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원상복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는 8년째 허가가 연장되고 있는 근거와 복토 높이, 흙의 양 등의 허가조건에 대한 확인 요청에도 서류를 찾고 있다며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고 있다.
동부취재본부/박준일·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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