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역사문화마을 100년 전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현재로…문화·역사 ‘쉼표’
양림역사문화마을 100년 전
광주 최초 근대문물 유입 통로
동·서양 문화 결합 건축물부터
사직타워 ·정율성 생가 등 예술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핫플레이스 공존
 

양림동 관광지도. /남구 제공

광주 남구 양림동 양림역사문화마을은 100년 전 광주 최초로 서양 근대 문물을 유입한 통로이자 광주역사의 시발점이다. 전통문화의 산실인 한옥과 서양식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져 있어 광주 대표 역사·문화 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 양림동은 광주의 의료와 교육을 발전시킨 우일선 선교사의 사택과 조선 상류층 가옥의 풍채가 전해지는 이장우 가옥, 선교사로 활동하다 광주에서 순교한 오웬을 기리는 오웬기념각, 음악인 정율성의 업적과 그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정율성 거리 등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장소가 공존하는 곳이다.

◇전통가옥의 산실, 한옥
 

최승효 가옥. /남구 제공

▲최승효가옥

최승효가옥은 지난 1920년에 건립된 독립운동가 최상현의 집이다. 이곳은 전통가옥이 개화기 당시의 한옥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건물 곳곳에 남겨 있어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장소다. 경사진 부지를 그대로 활용해 좌측에 반지하층을 형성한 것이 대표 특징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들이 다락 등 집안 곳곳에 모여 은신처로 활용하며 앞날을 도모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최승효가 부지와 집을 구매했고, 현재는 최승효의 3남 최인준이 관리하고 있다. 최인준 작가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의 제자이다. 자이당 대청과 방에는 최승효가 모아둔 예술 작품과 최인준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갤러리와 조각보 뜰, 무등산이 훤히 보이는 산책길 코스 등이 이곳의 으뜸 매력이다.
 

이장우가옥. /남구 제공

▲이장우가옥

광주 대표 전통 상류가옥으로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곳간채, 대문간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899년 정병호가 안채와 대문간을 건축했고, 지난 1959년 동신대학교를 설립한 이장우가 매입한 후 사랑채와 행랑채, 곳간 채까지 완성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안채는 지난 1989년 광주시 민속자료 제1호로 지정됐으며 곳간채는 화재로 소실됐다가 지난 2009년 복원됐다. 큰 연못이 있는 마당과 1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봄에는 살구꽃과 매화, 여름에는 철쭉, 가을에는 팽나무의 단풍, 겨울에는 하얀 녹차꽃이 피어 사계절 모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널찍한 후원에 있는 팽나무도 도심 속 힐링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볼거리이다.

◇근대 정취 머금은 서양식 건축물
 

오웬기념각. /남구 제공

▲오웬기념각

광주에서 순교한 오웬 선교사와 그의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14년 선교사 서로득이 설계하고 건립했다. 2층 높이로 조성된 이곳은 네덜란드식 회색벽돌이 매력적인 건축물로 평면 형태는 정방형이나 대각선상의 모서리에 위치한 설교단을 중심으로는 좌우대칭 되고 있어 안정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1천500명이 수용 가능한 홀에는 독창·독보적인 칸막이 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당시 10개의 교실로 나눠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남녀의 출입을 분간하기 위해 출입구를 따로 건립해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 출입구를 이용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개화기 초기 근대 광주의 문화전당으로서 광주 신문화운동의 대표 요람지였다. 근대 음악회와 오페라, 연극, 무용 등 예술의 향연이 펼쳐졌으며 지난 1920년 광주 최초 음악회인 ‘김필례 음악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지난 1919년 3·1운동으로 일제에 의해 교회가 강제몰수 당하자 기념각에서 예배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이후 지난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초까지 예배당으로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우일선선교사사택. /남구 제공

▲우일선선교사사택

우일선선교사사택는 양림동 대표 근대문화유산 중 최고로 손꼽히는 곳이다. 광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으로 제중병원(현 기독병원) 2대 원장을 역임한 우일선 선교사의 사택이다.

지난 1910년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1920년 화재로 소실된 후 증축했다. 초기에는 음악감상회 등 사교장으로 활용됐지만 이후 버림받거나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보호하고 양육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변했다. 사택 앞마당에는 우일선 선교사가 고향에서 가져와 종자를 심은 것으로 전해진 단풍나무가 있었으나 현재는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도심 속 힐링스팟
 

사직공원 전망타워. /남구 제공

▲사직공원 전망타워

이곳은 사직공원 옛 팔각정 자리에 들어선 전망타워이다. 양림동의 야경문화를 이끄는 대표적 공간으로 지난 2014년 11월 완공돼 2015년 3월 개방됐다. 주 출입구인 1층을 시작으로 2층 데크쉼터, 3층 전시실, 4층 전망대가 있고, 전시실에는 북카페를 비롯해 미디어 파사드, 전망 망원경, 태양계 행성을 체험하는 인터렉티브존 등 다양한 체험공간들이 조성돼있다. 탁 트인 전망대에는 무등산의 사계절을 비롯해 광주 시가지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전망타워는 오전 9시~오후 10까지 운영한다.
 

정율성거리 전시관. /남구 제공

▲정율성거리 전시관

양림동 초입에는 예술의 성지 정율성 거리가 있다. 푸른길공원 옆에 있는 정율성 흉상에서 시작되는 이 거리는 정율성 생가까지 이어진다. 광주 대표 음악가 정율성은 항일운동을 하며 중국에선 최고의 인민 음악가로 추앙받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정율성과 관련된 각종 사진과 영상자료를 한데 모아둔 정율성 거리전시관을 조성했다. 중국의 아리랑인 연안송을 비롯해 정율성의 대표곡을 들어볼 수 있는 음향시스템이 구비돼 있고 음표 모양의 가로등도 눈길을 끈다. 정율성로가 끝나는 오른쪽 골목에는 정율성 생가(정율성로 16-7)가 자리해있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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