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③장애없는 광주를 꿈꾼다

“문턱만 낮춰도 장애의 편견은 사라진다”

무장애 남구를 만드는 사람들

‘We-편한세상’ 만들기 캠페인

다중이용시설 곳곳에 경사로 설치

‘무장애 남구 BF 여행’ 앱 개발

“모두가 누리는 광주여행 꿈꿔”
 

‘무장애 남구’ 단체가 광주 남구청 앞에서 김병내 구청장과 ‘We-편한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무장애남구를 만드는 사람들 제공

작은 움직임이 만드는 큰 변화, 서로의 다름을 넘어 가치를 만드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 차별의 시선과 편견의 벽을 허물고 함께라는 가치와 동등한 눈높이를 맞추면 장애와 비장애인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된다.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평등함을 주는 것은 실로 간단하다.

문턱을 낮추고 입식테이블 위주로 주변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고자 ‘무장애 남구를 만드는 사람들’이 나섰다. 다중이용시설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장애인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테마별 여행 서비스 등 장애인을 위한 각종 관광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장애인인식개선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해 인권 보호에 힘쓰고 있다.
 

‘무장애 남구’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남구장애인정책 포럼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무장애 남구를 만드는 사람들

‘무장애 남구를 만드는 사람들’ 단체는 지난 2016년 6월 결성됐다. 총 90여명으로 구성된 단체는 지난 2018년 비영리 단체로 등록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우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구축’을 위한 편의시설 조사와 개선사업 확대에 나섰다. 연차별 정책제안을 위한 인권지도 제작, 정책자료 등을 활용했다. We-편한세상만들기 특화지역을 조성해 양림동 중심 무장애남구 BF여행 플랫폼을 개발해 향우 장애인일자리 연계에 나섰다. 지체장애인과 시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등 장애영역에 맞는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다중이용시설 보행장애물 개선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또 이를 기반으로 ‘무장애 남구’라는 로고와 슬로건, 색상, 이미지 등을 구성해 자체적인 브랜드 개발에도 나섰다.
 

‘무장애 남구’는 장애인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경사로 설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구축

‘무장애 남구를 만드는 사람들’은 지난 2016년 ‘다중이용시설 보행장애물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같이 평등하게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장애인개발원 BF관련 기술자문을 받아 남구지역 내 장애물시설에 대한 점검 보완에 돌입했다.

먼저 14명으로 편의시설 인증단을 구성하고 지역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편의시설 실태 조사를 가졌다. 남구에 있는 765곳의 상점을 대상으로 주 출입구 편의시설을 조사한 결과 장애인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평지로 진입 가능한 곳은 99곳이었고, 경사로가 설치된 곳은 176곳, 문턱으로 진입이 어려운 곳은 490곳으로 파악됐다.
 

장애인들이 계단없이 쉽게 지날 수 있도록 ‘무장애 남구’가 설치 지원한 경사로.

무장애남구는 이를 해결하고자 남구 지방보조금과 광주시 보조사업, 기아자동차광주공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남구 음식점 등 14곳에 경사로와 자동문 등을 설치하도록 지원했다. 광주은행 진월점 등 5곳에 설치가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알루미늄 경사로를 설치했다. 앞서 지난 2017년에도 남구지역 다중이용시설 9곳에 경사로를 설치했다. 우천시 미끄럼을 방지하고 관리가 용이한 블랙러버 경사로와 GRP미끄럼방지판 경사로 설치를 지원했다. 2018년에는 분도와안나 개미꽃동산 등 14곳에 경사로와 자동문을 설치했다. 지난해에도 다중이용시설 곳곳에 장애인용 포스기와 이지리드메뉴판 설치를 지원했으며 현재까지도 진행중에 있다.
 

‘무장애 남구’는 2018년 9월 12일 We-편한세상 만들기 무장애 남구 1호점 기념식을 가졌다.

동시에 지역사회연대활동을 펼치며 장애인 인식개선에 힘썼다. 장애공감나눔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문화공연과 공로자 포상, 보장구세척·점검, 나눔부스, 체험부스 등을 운영했다. 이러한 일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학교밖지원센터 등 다양한 기관과 결합해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을 기준으로 매월 20일이면 거리에 나가 ‘장애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또 인권교육을 통해 인권과 권리보호, 직장내 장애인 인권과 차별, 장애도구체험, 편의시설 점검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무장애 남구는 매년 장애인공감나눔행사를 가지며 장애인 인식개선에 힘쓰고 있다.

◇장애·비장애가 누릴 수 있는 ‘양림동’

전국 각지에서 연간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광주 남구 양림동. 하지만 장애인들이 누릴 수 있는 장소는 현저히 부족하다.

‘무장애 남구’는 이를 해결하고자 직접 어플리케이션 ‘무장애 남구 BF 여행’을 개발하고 지난해 12월 19일 공개했다. 이 사업은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안내지도와 테마별 여행 서비스 등 장애인을 위한 각종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장소와 경로를 지속적으로 갱신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장애인들이 장애 경중에 따라 스스로 건축·선교·야간·예술투어 등 여행코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이 앱에는 지역 장애인 단체인 ‘무장애 남구를 만드는 사람들’과 기술전문가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스스로 해결단’, 인근 주민들이 수십 차례에 걸친 현장 점검을 진행·구축해온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 내용이 포함됐다. 그 숫자만 2천여건에 달한다. ‘무장애 남구 BF 여행’ 앱은 간단한 설치 이후 카카오톡, 네이버 등의 아이디를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홈, 예약, 여행기, 지도 등의 큰 틀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양림동의 기온과 미세먼지 농도 수준, IOT 기술을 기반으로 장애인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특히 장애인들의 보행 편의를 위해 양림동의 주요 도로에 대한 정보를 수록해 휠체어 등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곳은 빨간색, 편의성이 높은 곳은 초록색으로 표시하는 등 교통 약자의 접근성을 상당히 높였다.

양림동에서 만난 관광객 이미정씨는 “양림동에 위치한 음식점과 의료시설, 문화체육시설의 경사로,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 충전기, 엘리베이터 설치 여부 등이 자세하게 담겨 있어 관광투어에 긴요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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