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화 前 목포시의원, 시각장애 딛고 조선대 박사학위

중2때 망막색소변색증 발병 ‘집중시력’ 상실

교통사고 계기로 공부의지 다잡고 사회복지 전공

서미화(54·여) 전 목포시의원이 시각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선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조선대에 따르면 유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인 서미화 전 목포시의원이 장애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는 25일 대학원 졸업식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서 전 의원은 중학교 2학년 때 망막색소변색증이 찾아오면서 집중 시력을 잃었다. 교과서를 볼 수도 필기도 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대학 입시를 치르지 못했다. 정규교육 과정도 일반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 도움을 받아 겨우 마쳤다.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잃은 그를 다시 일으킨 계기는 바로 30대에 겪은 교통사고였다. 반년가량 꼼짝 못 하고 누워있으면서 잘 보이지 않는 눈을 제외하고는 다른 신체 기능은 모두 건강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른여섯 늦깎이로 목포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한 서 전 의원은 장애 여성 인권신장 운동에도 참여했다. 전남 최초의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를 열고, 전남여성장애인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서씨는 장애여성들을 위한 활동을 발판으로 지난 2010년 장애인 직능대표로 목포시 제 9대 시의원에 당선됐다. 지금은 유달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2012년에는 조선대 대학원에 입학해 전문성을 길렀다.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시의원으로 활동해 장애인 인권보장조례,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조례 등을 발의했다. 2015년 발표한 ‘전남지역 예비활동 보조인 성교육이 장애인 성인식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미국의 한 정책연구원으로부터 희소성을 인정받아 참여 요청을 받기도 했다.

서 전 의원은 “일반 자료를 시각장애인이 습득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 조사, 분석하느라 비장애인 학생보다 연구 과정이 서너배 정도 더 걸렸다”며 “인내심 갖고 기다려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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