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장 건립 여력 안돼” vs “수익성 낮아 수거 못해”

광주 아파트마다 쓰레기 산더미인데
지자체·수거업체 해법 없이 갈등만
지자체들 “선별장 건립 여력 안돼”
수거업체 “수익성 낮아 수거 못해”
늘어나는 쓰레기로 주민만 골머리
 

광주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던 업체들이 연이어 도산하면서 아파트 내 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가운데 재활용쓰레가 수거를 놓고 지자체와 수거업체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아파트에 쌓여 있는 재활용 쓰레기.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광주에서 배출하는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던 업체들이 연이어 도산하면서 아파트 내 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와 재활쓰레기 수거 업계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1일 광주 5개 구와 재활용 업계에 따르면 최근 광주지역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 5곳 중 3곳이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했다. 이들 업체는 광주지역 2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플라스틱과 비닐, 스티로폼, 잡병 등 이른바 기피품목을 수거했지만 최근 인건비 상승과 쓰레기 매립비용 증가로 경영 악화가 이어져 폐업을 결정했다. 이에 재활용 업계는 쓰레기를 수거할 여력이 되지 않자 관할 지자체가 쓰레기 선별장을 증축·수거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 대표는 “수익 창출하기 어려운 기피품목으로 누가 쓰레기 업체를 적자 운영하려고 하겠냐”며 “5개 구청에서 현 상황에 대해 심각성을 알고 자체적으로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증축해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5개 구는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을 신설·증축할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민간 업체가 쓰레기를 수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쌓여가는 쓰레기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구, 광산구를 제외한 3개 구는 자체 운영하는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이 없어 민간 업체에 의존해 쓰레기를 수거·선별하고 있다.

자체 선별장을 운영하는 서구, 광산구도 쓰레기 선별에 필요한 자동선별기계와 쓰레기압축기, 차량 등 시설·장비가 노후화됐거나 구비돼 있지 않아 구내 하루 평균 배출되는 재활용 쓰레기 절반 가량을 민간 업체에 의존해 선별하는 상황이다.

지자체와 업계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역 아파트 곳곳에는 재활용 쓰레기가 쌓이는 등 주민들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구 치평동 한 아파트 주민 박모(31)씨는 “새해부터 지금까지 재활용 쓰레기 수거가 이뤄지지 않아 분리수거장에 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며 “수거업체가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면 지자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서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서구와 동구는 공동으로 예산 68억원(국비 22억원·시비 16억5천만원·구비 29억5천만원)을 투입해 2023년에 서구 세하동 부지에 쓰레기 선별장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며 “하루 빨리 재활용 업계와 협의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광주 5개 구와 쓰레기 수거업체가 수거한 일 평균 일반 쓰레기 수거량은 482.9t, 재활용 쓰레기 193.9t으로 집계됐다.
/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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