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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대 씨름역사문화공원’전동평 영암군수 치적쌓기용(?)

‘400억대 씨름역사문화공원’전동평 영암군수 치적쌓기용(?)

말 한마디로 시작한 무리한 사업 추진 벌써부터 마찰

의회서 예산 삭감도…시민 공청회도 없이 추진 논란

서울 등 타지역 비슷한 시설 건립 추진·경쟁력 ‘글쎄’
 

영암 군청사 전경3
 

전동평 영암군수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영암군을 대한민국 씨름 메카로 육성하겠다며 수백억 예산이 들어가는 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변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업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뼈대를 구성하는 알맹이정책은 쏙 빠져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ing’식의 불확실한 정책들만 잔뜩 쏟아내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씨름을 이용해 개인 치적을 쌓으려 하는 것 아니냐란 뼈아픈 지적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핵심 추진 정책

영암군이 올해 추진 중인 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의 핵심은 400억~450억여원(비공식)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씨름 경기장 ‘건립’이다.

단순한 경기장으로서의 용도뿐 아니라 지역 연고(영암군 민속씨름단) 선수들의 기숙사와 훈련장까지 갖춘 다용도 복합 경기장을 조성한다는 것이 영암군의 계획이다. 여기에 씨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씨름박물관’과 어린아이들은 물론 노인들까지 운동할 수 있는 ‘시민친화적 스포츠센터’도 함께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영암군 씨
전동평 영암군수를 비롯한 영암군청 관계자들이 충남 홍성군 홍주문화체육관에서 펼쳐진 2020홍성 설날씨름대회에서 지역 연고팀인 영암군청 씨름단을 응원하고 있다. /영암군 제공

◇‘A4용지 쪼가리’ 엇박자

영암군의 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이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은 지난해 추석 영암에서 펼쳐진 추석장사씨름대회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회 때마다 연일 만원관중(6일간 총 3만여명 입장)이 들어서며 성황을 이뤘다. 몸짱 선수들의 인기로 인해 씨름 인기가 예전보다 높아졌다곤 하지만 유독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마침 이 대회를 관람 중이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포함한 관계자들은 전동평 영암군수에게 ‘영암의 씨름 산업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덕담 정도로 넘길 수 있는 이 한마디는 수백억 규모의 씨름 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의 원동력(?)이 됐다. 실제 전 군수는 이때부터 밀어붙이기 식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수백억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는 기관 사업을 공론화할 때는 일반적으로 내부 조사 및 평가, 사업 추진 방향과 목적 및 운영방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 세부계획안을 어느 정도 정립시킨 뒤 시민 공청회 등 여론을 묻고 그 결과를 받아 든 뒤 진행하는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더욱이 사업 추진의 배경이 됐던 추석장사씨름대회는 영암군이 고가의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무려 1억 4~5천만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끝에 성공시킨 대회라는 불편한 진실은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 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이 말 한마디에 휩쓸려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A4용지 쪼가리(공무원 전용 사무용지를 빗대 만든 은어)’사업에 불과하단 비난을 받는 이유다. 준비 부족은 곳곳에서 엇박자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12월께 영암군은 씨름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 4천만원 규모의 용역 업체 선정을 위한 군 용역심의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뒤 일부 서류가 부실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그대로 통과시켜 군의회에 상정했다가 모 의원에 의해 적발되면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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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평 군수를 비롯해 영암군청 관계자들이 충남 홍성군 홍주문화체육관에서 펼쳐진 2020홍성 설날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영암군청 소속 장성우 선수를 축하해 주고 있다.  /영암군 제공

◇돈 먹는 하마 ‘우려’

전 군수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씨름역사문화 공원 조성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시작 될 것처럼 했지만 예산 확보 등 해결 해야 할 현안들이 곳곳에 산적해 있다.

영암군은 현재 400억이 넘는 예산과 관련, 문화체육관광부에 일부(30%) 지원받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10% 안팎에 머물러 있는 영암군 사정을 보면 250~270억원대에 달하는 나머지 예산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이를 위한 대안도 없다. 그저 의회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3월로 예정된 의회 추경 심사를 거쳐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하더라도 이후 실질조사까지 약 3~4개월, 이후 전남도 심사와 문체부 등 중앙기관 투자심사까지 또 3~5개월 정도 소모될 전망이다. 빨라도 내년 초는 돼야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올해 사업 진행은 어렵단 뜻이다.

공원을 조성한 이후도 문제다. 씨름 인기가 과거에 비해 상승 중이라곤 해도 여전히 과거 80~90년도 비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수가 많지 않다. 호남지역 보다 씨름인기가 훨씬 높다는 경상도 지역을 보더라도 씨름 대회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수가 1천여명을 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영암군이 추진 중인 씨름역사문화공원과 유사한 전천후 씨름 관련 시설을 만들려는 계획을 이미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억 들여 만든 씨름역사문화공원이 자칫 관리비만 축내는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암군 의회 관계자는 “영암군의 씨름역사문화 공원 조성 사업들의 면면을 보면 수십억 예산을 들여 조성하고도 현재 적자 운영 중인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며 “타지역에서 씨름을 보러 얼마나 영암을 오겠냐. 경쟁력이 없는 사업이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영암/조인권 기자 ci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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