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5·18피해자와 유족에 정중하게 사과해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왜곡된 역사관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는 최근 지역구인 모교 성균관대 앞을 찾았다가 대학 시절을 회상하면서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다.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사회적·법적으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자리매김 한 역사를 40년 전 신군부가 규정한 ‘사태’로 퇴행시킨 것이다.

이번 일은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제1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망언으로 황 대표의 심각한 역사인식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과거 몸담았던 극우 공안검사의 시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또다시 확인시켜 준 것이다. 황 대표의 망언은 80년 5월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피흘린 5·18 피해자와 유가족, 광주 시민들의 상처를 다시 헤집어 놓는 반역사적·반인류적 행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기념재단은 11일 성명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황교안의 ‘1980년 사태’ 발언은 다시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계산된 수순의 행태임이 자명하다”며 모든 공직과 국회의원 후보직을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황 대표는 “80년에 대학 4학년이었는데 그때를 생각한 것이지, 광주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80년 당시 5·18 말고는 ‘사태’라고 할 만한 게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인데 어물쩍 둘러대며 넘어가려 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황 대표는 5·18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표를 호소하기에 앞서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와 유족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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