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는 지금 ‘동백꽃 필 무렵’
강진 백련사·신안 압해도·여수 오동도·광양 옥룡사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정열적인 ‘동백’
늦겨울부터 봄까지 꽃봉오리 피우다
아름다움과 함께 떨어지며 절경 선물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이른’ 봄마중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된 강진 백련사 동백숲은 수령 300년 된 동백나무 1천500여 그루와 함께 중간 중간에 후박, 비자, 왕대, 차나무가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강진군 제공

한겨울 매섭게 몰아치는 추위 속에서도 동백은 꽃망울을 터트린다. 새하얀 눈 속에서 붉은 빛으로 피어나는 동백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면서도 정열적이다.

특히 전남에는 동백으로 명성이 자자한 장소가 많다. 강진에는 300년 수령의 아름드리 동백 1천500여 그루가 천년고찰에 빽빽이 숲을 이루고 있다. 신안 압해도에는 일반 동백나무보다 키가 작은 애기동백나무로 이뤄져 있어 좀 더 화려한 느낌의 꽃을 피운다. ‘동백섬’으로 불리는 여수 오동도와 광양 옥룡사지 동백숲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해남 미황사와 장흥 천관산의 동백 군락지 역시 수려하다.

늦겨울부터 봄까지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동백은 아름답게 피었다고 생각될 즈음 뚝뚝 떨어지면서 또 한번 절경을 선물해 꽃이 피었을 때와 꽃이 떨어질 때 두번은 봐야 한다고 한다.

한겨울 추위는 아직 떠나지 않았지만 따스한 봄이 멀지 않았다. 이미 동백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남도에서 한 발짝 앞선 봄맞이에 나서보는 건 어떨까.
 

강진 백련사 동백숲
강진 백련사 동백숲은 전남도가 뽑은‘2020년 가봐야 할 블루 이코노미 명품숲’ 12곳 중의 한 곳으로 3월, 봄에 꼭 찾아야 할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진 백련사

강진 백련사 동백숲은 남도에서 둘째 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아름답다. 하늘을 뒤덮은 동백숲에 붉디 붉은 동백이 활짝 피어날 때 쯤이면 숲에서 내려다 보는 강진만과 천년 세월을 품은 절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백련사의 동백숲은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됐다. 수령 300년 된 동백나무 1천500여 그루와 함께 중간 중간에 후박, 비자, 왕대, 차나무가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

개화한 동백이 절정을 이루는 3월 말의 백련사는 다산권역의 백미라 할 수 있다. 2월 하순부터 하나 둘씩 피고지기를 시작하는 백련사 동백은 3월 중순부터 절정의 꽃 잔치를 벌이는데 수천그루 나무에서 동백꽃이 떨어지는 하순부터는 붉은 양탄자 숲을 만들어 황홀한 동백의 향연을 연출하게 된다.

백련사 동백숲은 전남도가 뽑은‘2020년 가봐야 할 블루 이코노미 명품숲’ 12곳 중의 한 곳으로 3월, 봄에 꼭 찾아야 할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에 이르는 오솔길은 다산과 백련사의 혜장선사가 오가며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길로도 유명하다.

다산과 혜장이 서로를 찾아 오가던 이 오솔길의 길이는 800m이며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경사도 완만해 걷기에 제격이다. 오솔길 중간 지점에는 해월루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신안 압해도 ‘1004섬 분재공원’에서 열린 섬 겨울꽃 애기동백축제에 1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겨울에도 꽃 축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신안군 제공

◇신안 압해도

신안 압해도 송공산 애기동백숲은 최근 관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애기동백숲은 압해도 ‘1004섬 분재공원’ 내에 조성된 전국 최대의 애기동백 군락지다. 애기동백은 관상용으로 개량돼 동백나무보다 꽃잎이 더 활짝 벌어지고, 잎 뒷면에 털이 있다는 점에서 일반 동백과 차이가 있다.

이곳에는 4만9천㎡ 면적에 애기동백 1만1천여 그루가 관람객을 반기고 있다. 특히 2㎞에 달하는 백색과 분홍빛의 애기동백 꽃길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분재공원 아래 그림처럼 펼쳐진 1만7천㏊의 아름다운 다도해 바다 정원은 압권이다.

13㏊의 부지에 분재원과 야생화원, 수목원, 초화원, 삼림욕장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명품 분재와 아프리카 석조 문화의 진수인 쇼나 조각품도 전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4억원을 호가하는 200년된 배롱(백일홍)나무 2그루가 분재공원에 자리를 잡았다. 분재공원에 반한 익명의 기증자가 내놓은 깜짝 선물이다.

신안군이 최근 연 ‘섬 겨울꽃 애기동백축제’도 대박 났다.

1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겨울에도 꽃 축제가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신안군은 애기동백꽃을 2월 말까지 볼 수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고자 축제를 지난달 28일 중단했다.
 

전국 최대 동백나무 군락지로 알려진 여수 오동도는 매년 봄이면 3천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여수 오동도

남도에서 동백꽃을 거론하면서 여수 오동도를 빠뜨릴 수는 없다. 전국 최대 동백나무 군락지로 알려진 오동도는 매년 봄이면 3천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동백섬’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동백꽃은 일반적으로 이른 봄철 피기 시작하나, 오동도는 겨울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이면 절정을 이루는데 섬 능선을 따라 동백숲을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동백꽃은 붉은 꽃과 청록색 잎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오동도에서는 푸른 바다까지 어우러져 화려한 자태를 더욱 뽐내고 있다.

본래 오동도는 섬이었으나, 1930년대 육지와 방파제로 연결됐다. 방파제에서 오동도까지는 세 량짜리 동백 열차가 운행되는데, 거리가 멀지 않은 만큼 천천히 걷는 편이 낫다.

면적이 0.12㎢인 오동도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볼거리가 의외로 많다. 한두 시간 산책을 겸해 돌아보기 적당하다.
 

광양 옥룡사지에 7천여 그루에 달하는 동백은 3월 말께 절정을 이룬다.

◇광양 옥룡사지

광양 백계산 옥룡사지의 동백숲도 오동도에 견줄만 하다. 천년의 역사를 지닌 옥룡사에 수백년 수령의 동백이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옥룡사를 창건하고 풍수지리설에 따라 보호수로 동백나무를 심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해발 400m의 나지막한 산자락에 7천여 그루에 달하는 동백은 3월 말께 절정을 이룬다. 옥룡사는 1878년 화재로 소실된 뒤 1969년 재건됐는데 동백만은 그 뿌리를 견고하게 내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7년 옥룡사 동백숲을 천연기념물 489호로 지정했다.

동백꽃을 감상한 후에는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로 이동해 매화꽃을 감상하며 또 다른 봄을 음미할 수 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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