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존을 동시에…”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존을 동시에…”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대표
 

“비건 채식과 패션, 화장품 등 비건 실천영역의 기저에 깔린 공통된 가치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존입니다.”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대표는 “비건은 자기 자신만의 건강을 위한 삶의 방식이 아니다”며 “비록 건강 관점에서 출발했더라도, 비건인으로 생활하면서 차츰 자신의 행위에 담긴 의미를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영역으로 그런 내면의 변화를 확대 실천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은 마땅히 인간에게도 같은 태도를 지닐 것이며, 채식이 단순한 식습관이나 식문화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생명을 존중하고 전쟁과 같은 비인간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의식의 진전을 이루는 일로 본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는 채식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나 군대에서 건강이나 종교, 신념, 가정의 전통 등의 이유로 채식을 원하는 청소년들에게 채식선택권을 보장해주는 곳은 거의 없다. 평등권을 실현하고자 시행되는 무상급식 정책에서도 채식인들의 권리는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며 “이들은 종종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동료집단에서 정서적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이들이 특별한 존재로 여겨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교육을 받고 성장하는 동안,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머무는 동안, 언젠가 이 나라를 떠받치는 건강하고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포르투갈은 이미 2017년에 국가가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정부가 재원을 마련, 관련 종사자들을 훈련시키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채식선택이 용이한 환경이 마련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변화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대표는 채식인의 사회생활에서 불편한 또 다른 측면은 채식식품이나 채식할 수 있는 식당과 같은 인프라가 아직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인의 바쁜 삶을 고려할 때, 환경을 위해서 뿐 아니라 건강 측면에서도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채식식품, 육류대체식품의 선택지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기존의 채식식당 외에 채식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을 늘려가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요식업계에 채식의 친환경적 측면을 알리고 동참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런 변화를 적극 추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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