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서 방망이로 차량 부숴

‘포르쉐 난동’ 조폭 모르고 풀어준 경찰
도심서 방망이로 차량 부숴
경찰, 조치없이 풀어줘 ‘빈축’
보여주기식 치안활동 지적도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조직폭력배 A씨가 친구의 차량 포르쉐를 야구방망이로 부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조직폭력배가 야구방망이로 포르쉐를 때려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리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지만, 경찰이 아무런 조치 없이 풀어주는 등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광주경찰이 상습적인 생활폭력과 관련해 특별 단속을 펼친다고 했으나, 안일한 대처를 보이면서 ‘보여주기식 치안활동이’라는 지적이다.

23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9시 30분께 서구 상무지구 번화가에서 A(35)씨가 주차된 포르쉐 차량을 야구방망이로 부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야구방망이로 차량의 사이드미러와 보닛까지 때려부수며 훼손했다. 당시 A씨의 과격한 행동으로 현장 인근에 있던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이는 등 이 장면이 고스란히 SNS로 급속도로 퍼졌다.

이처럼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지만 경찰의 사건 처리 대응은 안이했다. A씨는 광주지방경찰청에서 관리하는 한 폭력조직 소속 조직원이었지만 경찰은 A씨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까지 임의동행했으면서도 조폭인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차량 주인인 B(35)씨가 “친구 사이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이유로 경찰은 A씨를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이달 17일부터 100일 동안 상습적인 생활폭력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특별 단속기간을 정한 광주경찰청의 지침은 단순히 구호에 그쳐 버린 것이다. 사건을 뒤늦게 보고받은 서부경찰서 한 형사가 A씨의 이름을 조회한 뒤에야 두 사람이 조폭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조폭 사건을 담당하는 강력팀과 광주청 광역수사대에 공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그 사이 B씨는 휴대전화를 꺼 놓아 연락이 두절됐고 경찰 수사망이 좁혀지자 두 사람은 그제야 경찰에 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이날 오후 4시께 A씨를 불러 사건 경위 등을 조사했다. A씨는 중학교 친구이자 동업자였던 B씨가 금전적으로 어려운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면서 값비싼 외제 승용차를 몰고 나타나자 격분해 이러한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추가 조사 등을 통해 또 다른 범죄 사실이 있는지 보강 수사를 벌여 법규 위반 사항이 드러날 경우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