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팩트체크]

순천시청 공무원 신천지 교인 11명 확인
한 때 신도수 60명 소문 나돌아
명단입수 압박감 커밍아웃 한 듯

순천시청 직원 중에서 60명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소문이 한 때 퍼졌다. 순천시가 지난 25일부터 시청사를 봉쇄하고 후문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한 채 청사 진입로를 한 곳으로 통제한 것도 신도 60명설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시내 신천지 교인이 전남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시청 직원 중에도 신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자칫 행정마비를 우려한 나머지 봉쇄조치를 단행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왜 신천지 교인이 60명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60명은 가짜뉴스이고 진실은 11명의 신천지 교인이 시청 공무원으로 재직중이다.

60명 설은 시청 안팎에서 단순 통계에 근거한 것이었다. 순천시측에서 지난 24일 정부당국에 전달한 자료에서 순천시내 신천지 교인이 4천391명으로 공식 확인됐다. 신천지교회측이 순천의 교인수를 내놓기 이전에 순천시내 신천지 교인이 8천여 명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신천지측이 내놓은 신도수를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어쨌거나 당초 알려진 교인 8천명을 근거로 순천 인구가 대략 28만명으로 잡으면 신천지 교인 비율이 약 2.8%라는 계산이 나온다. 순천시청 직원 수가 2천89명이고 2.8%의 비율을 단순 대입하면 58명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신천지 교인 60명 얘기가 나돌았다.

반전이 일어났다. 신천지측이 보내온 교인명단이 지난 26일 순천시에 전달됐고 순천시는 이를 토대로 신천지 교인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나섰다. 순천시가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한데다 전화로 감염여부를 조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27일 시청 공무원을 상대로 커밍아웃(정체 고백)하도록 공지했다. 그 결과 이날 하루동안 11명의 직원들이 신천지 교인이라고 스스로 신고했다는 것. 이들은 신천지 교인들에 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순천시가 교인 명단까지 확보하게 되자 압박감을 느끼고 스스로 신천지 신자임을 알린 것이다.

시청 공무원 중에 아직 커밍아웃을 망설이고 있는 직원도 있을 수 있고 28일 신천지 측에서 732명의 교육생 명단을 추가로 보내온 점을 감안하면 신천지 공무원 숫자는 추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신천지 교인 공무원들은 대구를 방문했거나 개별적으로 별다른 증상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기에 이들을 비난하거나 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순천시로서는 예상치 못한 정보를 얻은 셈이다. 동부취재본부/유홍철 기자 yh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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