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작년 3·1운동 100주년 맞아 기획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희망으로 보듬다
도교육청, 작년 3·1운동 100주년 맞아 기획
쿠바 거주 멜리사·아리아네양 초청
한국어·직업교육 프로그램 제공
“이역만리 떨어진 할아버지 나라서
‘따뜻한 정’ 듬뿍 안고 귀국길 올라”
 

쿠바에 거주하는 한인 독립유공자의 4대, 5대손인 멜리사(오른쪽)와 아리아네가 전남도교육청의 지원으로 1년간 할아버지의 나라에서 한국어와 직업교육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전남교육청 제공

올해로 3·1운동이 101주년을 맞았다. 전국 각지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3·1운동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의 분수령이 된 최대규모의 항일운동이었다. 우리나라는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국권을 되찾을 수 있었고, 이들의 피와 땀을 기반으로 오늘날의 성취를 이뤘다.

여기에는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들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감과 긍지를 잃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이역만리 황량한 곳에서 싸웠다.

전남도교육청이 이 같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위해 한국어와 직업교육을 지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쿠바 이름으로 멜리사(19), 아리아네(19)인 두 학생은 110여 년 전 일제강점기 멕시코와 쿠바에 이민을 떠나 고된 노동과 힘든 생활 속에서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모금해 전달했던 독립유공자의 4세, 5세손이다.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남국제교육원이 한인 독립운동유공자 후손인 이들을 초청해 1년간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멜리사와 아리아네가 또래 한국 학생들과 환하게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전남교육청 제공

전남국제교육원은 이 학생들이 머무른 지난 1년 동안 할아버지 나라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쿠바에 돌아가 안정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쿠바 학생들은 전남미용고등학교에서 미용 관련 전문 직업교육과 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미리 미용과 네일아트 분야 미용기술을 습득했다. 또 한국어와 한국문화이해 교육, 제주·경주·군산·전주·부산 등 다양한 문화유적지 탐방 등을 통해 한국의 언어·문화·역사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여수여자고등학교에서 동아리 활동, 방과후 활동 등 학교생활을 체험하고 여수여고 학생과 매칭해 홈스테이하며 한국문화와 모국어를 배우기도 했다. 여수여고 학생들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이 학생들을 위해 교복을 맞춰주며 학교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했다. 홈스테이 가정의 부모들도 지역 문화와 역사 탐방을 시켜주는 등 친자녀처럼 보살피며 적극 지원했다.

학생들은 한국어 능력시험에도 응시해 4급과 2급 자격을 획득했다. 1년간의 미용기술훈련으로 쿠바로 돌아가 취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상당한 수준의 헤어·네일아트 분야 미용기술도 습득했다.
 

멜리사(오른쪽)와 아리아네가 귀국을 앞둔 지난달 28일 전남교육청을 방문, 장석웅 교육감에게 그동안의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1년 동안 익힌 한국어로 쓴 손편지를 전달했다./전남교육청 제공

두 학생은 지난달 28일 귀국을 앞두고 전남교육청을 방문, 장석웅 교육감에게 그동안의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1년 동안 익힌 한국어로 쓴 손편지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장 교육감에게 “할아버지의 나라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고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며 “다시 한국에 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쿠바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 교육감은 “모든 게 낯설었을 지난 1년 동안 잘 참고 이겨내 준 학생들이 자랑스럽다”며 “쿠바에 돌아가서도 한국인의 후손임을 잊지 말고 이곳에서 배운 것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전남국제교육원은 이 학생들이 귀국해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이해 교육을 위한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