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⑤ 생활쓰레기 문제 해결 혁신 프로젝트
<Ⅰ광주형 생활쓰레기 제로 네트워크 시민실천단>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정책이 된다
‘쓰레기’ 주제로 주민·민·관 협업
실천 사례 공유로 다양한 정책 변화 이끌어
 

광주사회혁신플랫폼의 의제 중 하나인 ‘광주형 생활쓰레기 문제 해결’은 기후위기의 원인 중 하나인 ‘쓰레기 문제 해결’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광주사회혁신플랫폼 제공

이상기온 탓에 녹아내리는 북극의 만년설을 비롯해 태평양에 떠다니는 대형 플라스틱 섬, 심심찮게 발견되는 해양 생물 등 자연은 우리에게 ‘지구가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광주사회혁신플랫폼의 의제 중 하나인 ‘광주형 생활쓰레기 문제 해결’은 기후위기의 원인 중 하나인 ‘쓰레기 문제 해결’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현대 사회에서 시급한 문제임과 동시에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가장 밀접하게 실천할 수 있고, 성과를 눈으로 직접 보며 해결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주사회혁신플랫폼이 시작되면서 시민의제를 모았다. ‘쓰레기 문제’ 관련 의제는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마을마다 가게마다 도시 곳곳이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광주시는 쓰레기 매립장과 소각 시설 분쟁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행정의 힘을 모두 동원한다고 해도 시민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해결 방법이 없었다. 시민들이 현장과 마을에서 자발적 실천을 모은다 해도 시와 구가 정책으로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문제해결에 힘이 붙을 수 없다.

해법은 협업과 시민실천을 확대하는 쪽으로 모아졌다. 광주시의회와 광주환경공단,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녹색환경지원센터, 시민생활환경회의, 환경운동연합, 참교육학부모회, YMCA 등 평소 쓰레기 문제를 고민해오던 기관·단체들이 힘을 모았다. 광주형 생활쓰레기 제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정책 대안을 만들고, 시민실천단을 조직했다. 환경부는 올해를 자원순환 정책을 전환하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광주형 생활쓰레기 제로 네트워크도 지난해가 시작과 준비의 해였다면, 올해에는 구체적 변화를 만드는 해로 구상하고 있다.

광주사회혁신플랫폼을 통해 ‘광주형 생활쓰레기 문제 해결’ 의제를 실천해 나가고 있는 단체와 기관을 여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광주형 생활쓰레기 제로 네트워크 시민실천단은 지역 곳곳에서 실행되고 있는 쓰레기 관련 해결 방안을 공유하고 정책으로 연결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광주사회혁신플랫폼 제공

◇ 광주형 생활쓰레기 제로 네트워크 시민실천단

일반적으로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라면·과자 봉지가 재활용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몇이나 될까. 또한 초록·노란색의 페트음료병이 재활용은 되지만 막상 재활용쓰레기 선별장에서 처리를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몇 사람이나 알고 있을까.

환경 운동가들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올바른 분리수거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제대로 된 분리수거만으로도 쓰레기를 절반 가량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올바른 재활용 분리수거를 위한 교육은 물론 안내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일회용품 금지를 비롯해 재활용품 수거 등 정부는 정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시민단체와 마을단위 조직 등에서도 나름대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모두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보자 라는 목적은 같지만 지역 곳곳에서 각기 따로 이뤄지다보니 시민 삶의 구석구석 산재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광주에서는 20여개의 공공기관과 시민단체·학교·마을단위 주민조직 등이 모여 ‘광주형 생활쓰레기 제로 네트워크 시민실천단’(이하 시민실천단)을 구성했다. 지역 곳곳에서 실행되고 있는 쓰레기 관련 해결방안을 모아 더 큰 힘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들은 서로의 자원순환 활동을 공유하고 자극하며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정책으로 연결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반감을 갖게 된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를 예방하고 지역 곳곳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풀뿌리 조직인 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는 것이다.

시민실천단은 진합태산(塵合泰山)이라 표현할 수 있다.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는 이 사자성어처럼 이들은 지역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에는 마을·학교·기업·공공기관 등 실천 현장을 확대하고, 새로운 혁신 모델을 만들고 확산해 나갈 예정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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