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기독교의 역할은?
양성관(동강대학교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앙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확산되어 경제와 문화, 교육 등 모든 생활을 마비시키다시피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하여 중국에서 수천 명이 사망하는 과정에서도 우리나라는 단 한명의 사망자도 없이 정부와 국민이 잘 대처하여왔었다.

그러나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 환자가 신천지교인이며, 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던 성도들이 이동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에 확산되어 매일매일 확진자 숫자가 증가하면서 대한민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분위기가 되었다. 특히 신천지교인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신천지 관련자로 드러나면서, 신천지교는 코로나19의 2차 진원이자 확산의 주요한 축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에서 전수조사를 위해 신천지 교인명단 제공을 요구했으나, 명단을 모두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된 명단의 정확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검사를 거부하는 등 신천지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전 국민의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는 “신천지가 급성장하자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신천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은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 “신천지의 강제 해산”이 시작되었고 현재 120만 명이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를 이끌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주말이면 서울 도심에 모여 집회를 하더니, 집회가 불가능하자 교회에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어 기독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는 나라가 위급할 때에 목숨을 아끼지 않고 앞장서서 나라를 구했던 국민의 정신적 리더 역할을 해 왔다. 개화기에는 신문명 도입, 과학기술교육, 근대화 의식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일제 수난기에는 민족의식을 고양시키는 계몽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해방 이후 분단시대에는 민주화와 인권,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앞장섰던 종교가 기독교였다.

이러한 기독교가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한국역사와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를 온통 집어삼켜버리는 코로나19의 초유의 위기 앞에 한국교회는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자성해보아야 한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나라를 구했던 것처럼 현 시점에서 기독교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먼저 현재 가장 어둡고 힘든 곳이 어디인지 찾아서 위로해 주어야 한다. 혹시 마스크 구입이 어려운 지역이나 시설 등이 있다면 교회에서 단체로 구입하여 지원을 한다든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작은 식당이나 마트를 이용하는 캠페인을 벌리는 것도 좋겠다. 노인들을 위해 운영되던 ‘무료급식소’ 이용 중단으로 식사가 어려운 노인들을 찾아가 김밥을 제공하는 것은 어떠할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료진과 공무원 등이 과로로 쓰러져가는 지역에 온정의 편지나 다양한 방식의 응원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이처럼 주변을 잘 살펴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눔을 베푸는 사랑을 지금 실천에 옮겨야 한다.

또한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 때에 교회는 대형집회를 삼가야 한다.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집회를 자제하여 사회적 거리감 두기 운동을 펼치는 등, 정부와 국민 모두가 감염병 확대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계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공연을 취소하고, 농구나 축구 등 주요한 스포츠 경기도 관중 없는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미사를 중단하였다. 초 . 중 . 고등학교는 개학을 3월 9일에서 2주나 연기하여 23일에 개학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현 상황에서 교회는 대형집회가 아닌 다른 형태로 예배를 모색해야 한다. 전 국민이 힘을 합하여 현재의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는 데에 기독교가 앞장서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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