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봄의 불청객 황사(黃砂) 대비로 건강한 봄맞이
문희준(광주남부소방서 소방행정과장)

“한양에 흙비가 내렸다. 전라도 전주와 남원에는 비가 내린 뒤에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었으며, 지붕과 밭, 잎사귀에도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 쓸면 먼지가 되었고, 흔들면 날아 흩어졌다.” 명종실록(明宗實錄) 5년(1549) 원문의 일부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不請客) 황사(黃砂)는 역사 기록처럼 오랫동안 한국을 괴롭혀 왔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産業化)로 사막화(砂漠化)가 더해져 황사가 찾아오는 빈도(頻度)와 유해성(有害性)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황사는 봄철 건조해지면서 고비사막이나 타클라마칸사막 등 중국의 사막지대와 황하 상류 지대의 흙먼지가 한랭전선을 동반한 저기압이 발생할 때 강한 상승 공기가 만들어져 이 모래 먼지가 기압골 뒤에 따라오는 대륙성 고기압의 강풍에 실려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모래 성분인 철, 칼륨, 규소 등의 산화물(酸化物)로 이뤄져 있는데 최근 중국의 산업 발달로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와 같은 중금속(重金屬)과 발암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피부염, 비염 등을 일으킬 수 있고 노출되기 쉬운 안구를 자극해 결막염, 안구 건조증 등 각종 안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황사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와 미생물들은 기관지(氣管支)를 침범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폐의 방어 기전을 손상(損傷)시킨다. 또 면역 항체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항원에 대한 기도 반응성을 변화시켜 호흡기 질환에 대한 감수성(感受性)을 증가시키는데, 황사가 발생하면 호흡을 통해 흡입되는 먼지 농도가 평상시보다 약 3배까지 증가하여 건강한 사람들도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기침이 나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황사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예방수칙(豫防守則)을 준수해야 한다. 황사가 발생한다는 예보(豫報)가 있으면 가급적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황사가 실내에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을 점검해야하며, 부득이 외출할 경우 신체가 노출되는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입고 호흡기로 연결되는 코와 입을 가리기 위한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그리고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샤워와 양치질을 통해 몸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만약 눈이 따갑다면 비비지 말고 담긴 물에 얼굴을 담가 물리적인 접촉 없이 씻어내야 한다. 또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근래 들어 범세계적(汎世界的)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예방수칙을 살펴보면 황사 대비의 예방수칙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황사 예방수칙을 준수한다면 황사와 더불어, 코로나19 등 각종 질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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