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소아·청소년 확진되면…대응지침은?

중국선 ‘고열·산소치료’ 사례 보고

국내 환자 중 10세 미만 81명…보건당국 “중증 이상 아직 없어”

소아감염학회, 코로나19 지침 마련…영유아 확진 시 일회용 젖병 권장

아이·엄마 모두 확진시 모유 수유 가능…장난감, 락스 등 소독한 뒤 사용

공갈젖꼭지 입에 문 아이도 병원으로
7일 오후 광주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에서 대구에서 온 코로나19 경증 확진자가 어린 자녀를 안고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생후 몇 개월 되지 않았거나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소아감염학회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 환자의 입원·퇴원·퇴원 후 상황을 고려한 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국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생후 45일 된 남자아이가 확진되는 등 어린 환자가 속출하자, 학계 안팎에서는 이들을 위한 지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학회는 “소아 청소년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하고 질환을 잘 극복하기 위해서”라며 지침을 마련한 배경을 소개하고 마스크 착용, 식사, 기저귀 교체 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 소아·청소년 대상 코로나19 대응 지침 세분화

학회는 먼저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 만성 폐 질환을 가진 소아·청소년, 면역 억제요법 치료를 받는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입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확진된 소아·청소년의 상태를 판단할 때의 기준도 세분화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배포한 코로나19 대응 지침 7판에서는 확진자의 맥박, 수축기 혈압, 호흡수, 체온, 의식 수준 등을 기준으로 ‘경증’, ‘중등증’, ‘중증’, ‘최중증’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경우 연령별 호흡수를 살펴보고 호흡이 잦거나(빈호흡), 호흡곤란 또는 그에 따른 이상 징후, 무호흡, 청색증 등의 증상이 하나 이상 나타날 때 중증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증상이 없거나 경증일 때에는 자가격리 혹은 대증 치료를 하고, 중증 확진자는 지정 의료기관의 음압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지만, 발병 7일 이후 임상적 증상이 호전되면 퇴원이 가능하다.

◇ 소아·청소년 확진자 퇴원 방법, 수유·귀저기·보호구 사용법

퇴원과 격리해제 기준은 다르다. 퇴원 기준을 만족한 후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해 격리해제 여부를 따진다. 임상 증상이 호전된 상태에서 연속 3회 음성이 확인된 경우 격리에서 해제된다

특히 소아·청소년 확진자를 격리 해제할 때에는 확진자를 돌본 보호자도 함께 진단 검사를 받고 ‘음성’ 결과를 확인해야만 격리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아이와 엄마가 모두 코로나19로 확진됐다면 모유 수유도 가능하다.

다만 영아만 감염됐다면 유축한 모유를 수유하되 엄마만 감염됐다면 모유로 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당분간 수유를 중지하는 게 좋다.

분유는 한번 먹을 수 있는 시판 액상 분유를 주거나 일회용 젖병에 넣어서 먹이는 게 좋다. 이유식은 1회분씩 용기에 담아 먹이고 나머지는 폐기해야 한다.

영유아 확진자 역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어린아이가 장시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만큼 보호자가 손을 철저히 씻고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는 게 낫다.

권장하는 개인 보호구는 보건용 마스크와 장갑, 방수되는 긴 팔 가운이다. 아이와 직접 접촉하면서 분비물이 튀거나 대소변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운까지 착용하는 게 좋다.

다만, 보호자 역시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고 같이 격리된 상태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면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학회는 조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변, 소변으로도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보호자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 때도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손 위생을 철저히 준수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가 격리되는 동안 장난감은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사용한 장난감은 의료 폐기물에 준해 폐기하거나 락스 같은 소독제로 깨끗하게 소독한 뒤에 사용해야 한다.

학회는 지침과 더불어 “소아·청소년 감염 환자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감염전문의 등 전문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중국 사례, 고열 구토 증상에 산소 치료도

아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는 성인 환자에 비해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고열과 함께 산소치료까지 받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15일 중국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1월 우한 퉁지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소아환자 6명은 모두 39℃ 이상의 열이 났다. 이 중 세 살짜리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퉁지병원과 우한대, 푸단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이런 사례를 정리,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기고문 형태로 보고했다.

환자 6명의 나이는 1살부터 7살까지다. 이들은 모두 39℃ 이상의 고열이 났고 기침을 했다. 4명은 구토 증상을 보였다.

폐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바이러스성 폐렴 병변이 확인된 환자는 4명인데 이 중 1명은 증상이 심해 중환자실에서 산소치료와 면역성분(면역글로블린) 주입 등 집중 치료를 받았다.

다만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6명은 5~13일간 치료를 받은 뒤 모두 퇴원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는 없지만, 이들은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이나 오셀타미비르 등을 처방받았다.

◇ 소아환자 위해 칼레트라 시럽 확보

국내 코로나19 환자 중 20세 미만인 경우 병세가 중증 이상으로 진행한 환자는 없다. 14일 0시 기준 10세 미만 환자가 81명, 10대 환자는 424명이다.

보건당국은 기계 호흡을 하고 있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환자를 위중한 상태로 본다. 에크모는 환자의 폐와 심장에 문제가 생겨 산소와 이산화탄소 교환이 제대로 안 될 경우, 환자의 몸 밖으로 빼낸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장비다. 중증 환자는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지만 산소치료를 받거나 38.5℃ 이상의 발열이 있는 환자를 뜻한다.

보건당국은 소아 환자를 위해 칼레트라 시럽을 확보하고 있다. 칼레트라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성분의 혼합제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증식에 필요한 효소(단백질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앞서 코로나19 확진 환자 일부도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를 투약받은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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