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와의 약속, 정책선거
류현호(화순군선거관리위원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약속을 한다. 친구,동료,부모님과는 물론 자신과도 약속을 하는데 이를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약속은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어렵다고 하더라도 약속을 하려면 그 전에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 충분히 생각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거에서는 후보자들이 유권자에게 하는 약속을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공약도 약속이므로 지킬 수 없는 것이거나 너무 허황된 것이어서는 안된다. 후보자가 지킬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선거를 ‘매니페스토(Manifesto) 정책선거’라고 한다.

매니페스토란 라틴어로 ‘손(manus)’과 ‘치다(fendere)’의 합성어로 약속 이행을 다짐할 때의 ‘선언·서약’을 뜻하는 말로, 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의 구체적인 목표, 추진 우선순위, 이행방법, 이행기간 등을 명시한 공약을 말한다. 유권자는 정당·후보자의 공약을 비교하여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약을 많이 제시한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의 선거문화는 정책과 능력을 보고 뽑기 보다는 혈연·지연·학연 또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도움이 되는 후보자를 선택하려한다. 이러한 잘못된 선거관행을 바로잡고 선거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정책으로 경쟁하고 이를 추진할 역량과 자질을 갖춘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선거법 개정으로 만18세가 되는 사람도 선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정치적 편향을 가지게 될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과거 4·19 혁명의 시작도 학생들의 열정으로부터 비롯됐다. 새롭게 생애 첫 주권을 행사하는 만18세 유권자들이 정책과 공약을 보고 투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른들의 역할이며, 정책선거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이번 선거는 새내기 유권자들의 기본 좋은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 선거공보, 직전 선거 당선인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해서 나의 참정권을 정당하게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정당·후보자·유권자가 모두 참여하는 정책과 공약중심의 선거문화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깨끗한 역사를 만들자. 참정권은 유권자에게 주어진 헌법상의 권리이며 국민은 그 권리를 포기하여서는 아니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참여하면 주인이요, 참여하지 않으면 손님”이라고 하였다. 유권자 스스로 주인이 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향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선거로 어느 때보다 정책선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가발전과 국민화합을 이루어 위대한 나라, 희망찬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후보자는 지킬 수 있는 정책으로 경쟁하고, 유권자는 지역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정책인지를 판단한 후 진정한 일꾼을 뽑는 아름다운 선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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