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사라져야 폐지라도 주워 팔텐데…”
<코로나19 취약계층 돌봄활동 동행취재>
감염 무서워 외출 못해
밑반찬·마스크 지원
홀로노인 안부확인도
 

취약계층을 방문한 생활지원사가 밑반찬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외출 못해 폐지도 못 팔아요.”

1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동에 사는 김모(70) 할아버지는 생활지원사가 전달한 밑반찬을 받아 들고 허리를 숙이며 연신 감사인사를 전했다.

홀로 살고 있는 김 할아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식사를 제공하던 무료 급식소나 복지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끼니 걱정이 늘었다.

집안에는 낡은 냉장고가 있지만 이마저도 고장이 나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날에는 혹시라도 음식이 상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가스레인지도 온전치 못해 부탄가스를 사용해서 음식을 데워야만 했다.

할아버지는 밖으로 외출을 하지 못하는 탓에 쌀 반포대와 오래두고 먹을 수 있어 사놓은 라면과 통조림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 생활지원사의 방문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특히 고물이나 폐지를 팔아 5천~6천원씩이라도 벌며 겨우 생계를 유지했지만 요즘엔 밖을 나서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김 할아버지는 “코로나로 밖에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만 있다. 걷기 운동을 전혀 못해 불편한 다리가 더 아프다”며 “폐지도 주워 팔수 없어 생계가 걱정이다. 먹는 것이 제일 힘든 부분인데 밑반찬과 마스크를 전달해 주는 봉사자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취약계층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맞춤돌봄 수행기관인 조선대학교복지센터에서는 생활지원사 74명이 거동이 불편한 홀로노인과 중증장애인 등 중점돌봄계층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모금한 후원금 800여만원으로 마스크를 구입해 전달하고, 밑반찬 도시락을 54세대에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생활지원사들은 세대방문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안내하고 불편사항도 해결하며 돌보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감염불안으로 인해 접촉을 피하는 어르신들도 많아 대문 앞에 반찬을 놓고 가거나 전화를 통해 안부를 확인하는 어려움도 있다.

신혜숙 조선대학교 노인복지센터장은 “코로나19는 노인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육안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살피고 발열확인 등이 필요한데 적극적인 활동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봉사자와 후원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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