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육성으로 전남농업 경쟁력 높이자
조동호(전남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가)

우리나라는 농가의 경영규모가 영세해 가족노동에 의존하는 노동집약적인 농업경영, 가계와 경영의 미분화 등, 선진농업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8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농가수는 102만호이고 호당평균 경지면적은 1.5㏊이다. 1.5㏊ 미만의 중소농이 전체 농가의 8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농업소득은 1천292만원 이하로, 오로지 농사만 정직하게 지어서는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에 턱없이 낮은 소득이다.

그러나 이들 중소농들은 낮은 농업소득에도 불구하고 농촌에서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살면서 농산물 생산 뿐 만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자연환경을 유지 발전시키는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농촌을 유지 발전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 중소농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면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농정의 한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농업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을 대농으로 육성하여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단기간에 경영규모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작은 규모로도 돈 버는 농업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지금의 농업·농촌은 수입개방 확대, 지구온난화, 노동력 부족 등이 심화되면서 이들 중소농들이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수량증대 기술이 토지를 대체하고 생력화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게 되면서 기술과 경영주의 역량에 따라 농가간 소득 격차도 무려 3∼15배에 이르고 있다. 작목, 재배기술, 판매방법, 경영유형 등에 대한 농가들의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들의 소득과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웰빙을 추구하게 되고, 편리성과 안전성 위주로 농산물 구매 트랜드가 바뀌고, 휴식과 자녀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농어촌 방문이 증가함에 따라 농업의 영역도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 관광,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농가들은 한 부문의 변화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다른쪽으로 다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변화에도 눈길을 돌려야 하며, 세계화,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급속한 변화에 적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강소농 육성사업은 이러한 어려운 농업환경속에서도 소규모 가족농들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농업경영체로 만들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전남농업기술원(원장 박홍재) 에서는 이사업을 통해 경영규모가 작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경영개선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농가의 경영상태 진단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토록 하고, 농산물의 부가가치 증진을 위한 가공 및 판매촉진을 위한 컨설팅 지원은 물론, 농장주들이 농업경영요소를 합리적 이용 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감각을 익히고, 효율적인 판매활동을 위해 시장원리를 터득토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생산, 가공, 서비스를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융합해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고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집중적인 컨설팅 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 강소농 육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과학적인 컨설팅을 위해서는 경영기록데이터에 의한 컨설팅이 요구된다. 전남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하여 추진하고 있는 어깨동무 컨설팅 사업은 농가의 경영기록 데이터에 기초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컨설팅 결과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토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작은 예산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경영기록농가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는 “청색신고”제도를 도입하여 경영기록농가의 기록결과를 이용한 경영진단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강소농들의 과학적이고 제계적인 경영개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문진단표의 개발과 동시에 농가의 세부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경영기록장 양식의 개발보급이 이뤄지고, 영농자금 지원을 위한 평가에 반영하는 등 농가의 경영기록 실천을 위한 제도적 유인책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최근 농촌인구 감소로 인구유입 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는데 귀농자도 대부분이 소규모 농가이다. 강소농 성공사례가 메아리 칠 때 청년이 돌아오고, 이들 소농들이 강해져야 전남농촌에 미래가 있다. 강소농 육성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농업경영체들의 변화에 대한 의지와 농업경영체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농업관련기관과 농촌진흥 공무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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