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연구원, 변화와 혁신 필요하다
오영걸(광주광역시 정책기획관)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고 정확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 도움의 필요성은 커졌다. 이러한 전문가 그룹이나 개인을 싱크탱크(Think Tank)라고 부른다. 원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방 전문가들이 모여 전쟁계획을 짜고 토론하던(Think) 공간(Tank)에서 생겨난 용어이나, 요즘은 각 분야 전문가가 결집해 각 분야의 정책, 이슈나 전략에 관해 조사, 분석 및 연구해 대안을 제시하는 조직을 말한다.

우리시에는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광주전남연구원(이하 연구원)이 있다. 하지만, 2015년 통합 출범한 연구원이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연구 절대량이 적다는 것, 시가 필요로 하는 주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 양 시·도간의 민감한 연구영역은 회피한다는 것 등을 이유로 든다.

이러한 외부시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연구원의 전환적 사고가 우선 되어야 하고, 변화와 혁신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구성원 스스로 자각해야 한다.

첫째, 연구주제를 선정함에 있어 어떤 주제라도 수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시의 다양한 연구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전공자 보유여부와 예산 확보면에서 다소 제약이 있더라도 연구범위의 외연확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광주광역시 주요사업인 인공지능 분야에 대해 연구원 내 전공자가 없더라도 인공지능분야 외부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둘째,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상생문제 연구에 대한 접근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양 시·도의 출연금을 지원받는 연구원이 한 기관만의 입장을 대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광주·전남 상생과제 1호인 연구원 통합의 취지에 맞게 정(正)과 반(反)의 대결에서 벗어나 상생의 합(合)을 찾을 수 있도록 양쪽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보다 높은 차원에서의 논의를 이끄는 가교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앞서 언급한 인식의 전환과 함께 제도적 측면에서 혁신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작년 시와 연구원은 연구의 양적 확대를 위해 정책연구 수요조사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렸으며, 연구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연구 결과에 대한 수요자 평가를 시행했다.올해는 연구원의 성과창출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했다. 내용은 시 요청 핵심과제(중·장기적 정책연구) 5건에 대해 심도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1년 동안 연구원 1인당 4건 이상 연구를 수행해 연구의 절대량을 확보하며, 시가 요청한 현안과제를 작년보다 10%p 증가한 70% 이상 수행한다는 것이다.

현재 연구원의 적은 예산과 부족한 인력 여건 등을 고려하면 충실한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연구원 37명과 출연금 58억원은 타 시·도 연구원에 비해 적은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선 연구원이 변화와 혁신의 중심이 되어 현안과제를 해결함으로써 연구원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곧 연구원의 부족한 예산과 인력을 확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 힘은 싱크탱크에서 나온다고 해도 할 정도로, 미국은 정부와 민간 싱크탱크간 긴밀하게 협력체계를 구축해 주요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때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정책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미국 주요정책의 산실로 명성이 높은 브루킹스 연구소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구원도 남다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광주시와 전남도에 탁월한 정책제안을 끊임없이 제시하면서, 시민들에게 신뢰받고 지지를 받는 명실상부 지역의 싱크탱크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지난달 25일 4대 연구원장이 새로 취임했다. 지금이 혁신을 위한 골든타임(Golden Time)이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연구원을 둘러싼 우려와 지적을 불식시키고 연구원이 재도약할 때이다. 천재일우의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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