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두석 장성군수의 남도일보 자치단체장 칼럼
‘옐로우시티 장성’ 군민의 품격
유두석(장성군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전염이 시작된 지도 두 달에 가까워온다. 국내 상황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아웃브레이크(집단감염)를 넘어 세계보건기구(WHO)의 펜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이어지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탈리아 등 타국에서는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시민들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위로는 전북, 아래로는 광주광역시와 맞닿아 있는 장성군은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중요한 ‘방어막’이다. 우리 군은 ‘장성이 뚫리면 전부 뚫린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방역 및 감염경로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하며, 선제적이고 계획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장성군은 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우리 군은 지역화폐인 장성사랑상품권을 상반기 동안 총 103억원 규모로 유통시켜 승수효과를 노리고 경기부양의 마중물로 삼을 방침이다. 또 전남권 지자체 최초로 소상공인의 상수도 요금(3~5월분)을 30% 감면하고 전통시장 점포 임대료 50% 인하, 소상공인 금융지원 조기시행 등 맞춤 지원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장성군민들도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군부대 및 기관·사회단체에서 방역과 감염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웃을 위해 내 것을 기꺼이 내어놓는 ‘기부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장성지역 6개 사회단체가 3천매의 마스크를 마련해 군에 전달을 부탁했다. 장성군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1만3천280매와 전남도에서 지원한 1천400매를 더해 총 1만7천680매의 마스크를 임산부 등 고위험군 및 취약계층 주민에게 배부했다.

군부대에서는 방역과 인력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상무대 화생방학교가 제독차량 4대와 제독병을 지원해 관내 주요 인구밀집지역을 방역소독했으며, 장성군예비군지역대와 6753부대 2대대는 열화상카메라 운영부스와 마스크 공적판매 약국에 장병들을 투입했다.

지역 기업들의 선행도 이어지고 있다. 장성의 한 기업은 지역 어르신들의 면역력 증강을 위해 3천만원 상당의 자사 건강제품을 군에 기부했다. 또 공공실버주택 ‘누리타운’과 독거노인주거시설 ‘사랑의집’의 급식운영 중단으로 어르신들께 대체식이 지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 식품업체에서는 음식세트 150개를 기부하기도 했다.

장성주민들의 ‘나눔’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일부 건물임대인들은 스스로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을 선언하며 소상공인들의 경영난 해소에 앞장섰다. 삼서면의 한 주민은 마스크 공적판매소 앞에서 줄을 선 어르신들을 위해 간이의자 100여개를 제공했다. 그밖에도 장성군체육회에서 손소독제 150개를 직접 제작해 대구시체육회에 전달하는 등 시시각각 수많은 미담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가진 것을 나누고 남을 먼저 돌아보며 서로에게 위로를 건네는 일들이, 장성에서는 마치 하나의 ‘문화현상’처럼 자리잡은 느낌이다. 선인선과(善因善果)라 했던가! 선한 일을 행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른다는 말처럼, 장성군에서 아직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이유 역시 군민들이 지닌 성숙한 시민의식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는 옐로우시티 장성군민들의 품격 있는 행보는 코로나 사태가 지나간 이후에도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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