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48)
6부 3장 유흥치 난(548)

정충신의 서신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서 총융사께 드립니다. 얼마전 내려주신 서찰을 받아보고 이제야 답신 올리는 것을 혜량하여 주십시오. 전선이 긴박하게 돌아간고로 답신이 지연되었습니다. 허나 총융사의 말씀이 저의 생각과 같은 것같아 가슴이 열림을 깨닫습니다. 용천과 철산으로 통하는 길에 먼저 육군을 배치하는 일은 평안감사의 의견과도 같으니 의견 조율을 위해 왕래하는 일이 없어도 되겠습니다. 다만 육지에 나와있는 중국인들을 모두 제거하는 일은 어려울 듯합니다. 그보다 중한 작전을 전개해야 합니다. 충신은 장연의 조리포 선소에서 호서, 호남 수군과 경기 수군이 장산곶을 지나는 것을 기다려 안악의 배가 모이기로 한 곳으로 달려가겠습니다. 그곳에서 삼화로 가서 평안감사를 만나 군사를 움직이는 일에 관한 절차를 상의하겠습니다.

다음 장에 그의 편지는 계속되었다.

-관서지방의 병선으로 하여금 선발대로 가서 북으로 통하는 길목을 끊은 뒤에 부대 병력은 대오를 나누어 일진은 섬 남쪽 감군아문 앞으로 향하게 하고, 또다른 일진은 사포 앞으로 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육군은 안주에 머물러있게 하고 평안감사와 약속하여 수군이 삼화에 도착하는 날을 기다려서 육군은 용천과 철산으로 통하는 길을 끊게 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봅니다. 이와같은 소관의 작전 문제를 평안감사와 비밀리 만나 의논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소관은 근래 병 증세가 나타나 종종 발작을 하는데, 비를 맞고 배를 거칠게 몰다 보니 그리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굳세게 마음을 다지고, 한양에서 보낸 포수들을 안악 수군기지로 보내어 적을 토벌토록 지휘하겠습니다.

그는 육해 양동작전을 구사할 요량이었다. 서찰을 작성한 뒤 정충신은 문밖에 대기하고 있던 연락 군교를 불렀다.

“이 서찰은 중요한 문서이니 절대로 분실하거나 빼앗겨선 안된다.”

“빼앗길 것 같으면 씹어먹겠습니다.”

연락 군교가 두 팔을 내밀어 굳게세 읍하고 서찰을 받았다. 정충신은 장연을 지나 송화에 이르러 잠자리를 잡았다. 황해병사 신경인이 군사를 끌고 찾아왔다. 정충신이 말했다.

“조금씩 작전의 윤곽이 드러나고, 합동작전의 규모가 정해져가고 있소. 우리가 밀고 올라가면 유흥치는 놀랄 것입니다. 명나라와 후금 또한 그자를 도둑으로 몰고 있으니 그자는 삼각 편대에 의해 그물망에 갇힌 물고기 꼴입니다.”

“그런 수도 있습니까.”

“그렇소. 그렇게만 알고 있으시오.”

“소인은 송화와 삼화로 가는 길에 부하 군교가 돌아오는 편에 가져온 장군의 서찰을 잘 받았습니다. 글마다 신묘한 작전이 아닌 것이 없어 마음의 위안이 되고 가슴이 확 터짐을 깨달았습니다.”

정충신이 그가 작전을 이해했는지를 살폈다.

“본관이 지시한대로 군사들이 움직이고 있습니까?”

“관서의 수군 십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