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이계홍 역사소설 깃발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49)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549)

6부 3장 유흥치 난(549)

정충신은 유흥치의 행로를 안 이상 그를 사로잡기로 하고 수군과 육군을 새로 편성해 해안과 섬에 재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조정에 보낼 첩서를 다시 썼다.

-유흥치가 등주로 출발한다는 첩보가 들어왔습니다. 그의 신변이 노출된 이상 잡아버리겠습니다. 지금 총부(오위도총부의 약칭. 오위의 군무를 총괄하던 기관)에 묶어두고 있는 이완을 보내주십시오. 이완처럼 뜻이 깊은 무인을 얻어야 작전을 펴는 데 도움이 되는 바, 일이 없는 곳에 묶어두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이완은 이순신의 조카로 의주부윤 재임시 호란을 막지 못하고 전사한 이완과 동명이인이지만, 군사권을 장악한 이서의 집안사람으로 작전이 뛰어난 무장이다. 이서의 후광으로 만포첨사, 상원군수, 숙천부사를 지냈으나 충분히 그만한 자리에 나갈만한 사람이었고, 무엇보다 군인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정충신은 이서로부터 차별을 받아 출세에 번번이 길이 막혔지만, 그렇다고 이완의 실력을 무시하는 옹졸한 장수는 아니었다. 친소(親疏)에 관계없이 능력을 보고 불러들이고자 한 것이다. 정충신은 조견과 지계최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조견과 지계최는 신의 군문에서 기른 사람이니 보내주면 장차 크게 쓰려고 합니다.

서찰이 받아들여져 이완은 평안도병마절도사로 승진하여 왔다, 조견, 지계체 역시 한달음에 정충신 부대로 달려왔다. 정충신은 육상병을 정규군과 비정규균으로 2원화해 정규군은 이완에게 맡기고, 비정규 유격군은 지계최에게 맡겼다.

“정규군은 해안지대를 맡고, 유격군은 곽산과 선천, 철산 산악지대를 맡으라.”

이렇게 명하고 그들을 전송하자 전라도 첨방군 중군장 신두원이 진영으로 달려왔다.

“장군, 전라도 수군의 배들이 장산곶을 돌아 모이기로 약속된 곳에 당도했다고 하능마요.”

“아니, 가까이 있는 경기도 수군보다 더 빨리 당도했단 말인가.”

“그렁개 전라도 수군이지라우. 임진왜란 때 익힌 노꾼들 아닙니까요.”

신두원이 자랑스레 말하며 웃었다.

“왜란이 끝난 지도 이십 년이 훨씬 지났는데, 그 사공들이 아직도 남아있더란 말인가?”

“그때는 팔팔한 10대들이었지라우. 인자는 노숙한 경지에 도달했습니다요. 나이든 이는 은퇴했을 거이고, 그 자식들이 또 배를 몬당개요. 배를 살처럼 몽개 제물포 앞바다에 있는 경기도 수군을 대번에 앞질러버리지라우. 안개와 비 때미 오는 것이 좀 험했다는디, 모두 배를 몰아 앞질러버렸다능마요.”

“나가보자.”

정충신은 장연과 풍천 앞바다에 정박한 호남 수군 앞으로 갔다. 수군을 뭍으로 올라오게 한 뒤 푸짐하게 먹였다. 은율 뒤편 구월산에서 포수들이 잡아온 멧돼지 세 마리와 노루 다섯 마리, 꿩 이십마리를 구워 내놓고, 토주 다섯상자를 안겨주자 군사들이 배터지게 먹고 한숨 늘어지게 잤다. 바람이 불고 풍랑이 세서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할 요량이었다.

신두원이 노꾼 책임자 두 사람을 데리고 왔다. 고가와 박가라는 노꾼이었다. 그들이 무릎 꿇어 각단지게 절하고 일어나서 말했다.

“소인은 해남 황산면에서 온 박가올시다. 울둘목에서 배를 몬 사람이요. 물살이 세기로는 홍수때의 양자강 물굽이보다 더 험하다는 울둘목에서 배를 몰았당개요.”

그러자 곁의 노꾼이 지지 않겠다는 듯 나섰다.

“소인은 흥양(고흥) 발포에서 왔고만요. 발포는 전략상의 요충지인디, 사공이 부족한 이순신 장군을 위해 인근에 살던 마울 주민들이 모두 판옥선, 거북선 노꾼으로 활약했습니다. 소인은 3대째 배를 타고 있고, 선친은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할 때 선봉에 섰던 고득장 흥양현감과 함께 전사했지라우. 흥양현감은 이녁 집안이고라우.”

“장하다.”

“우리가 이짝으로 맬겁시 온 것이 아니고, 정 장수 나리 휘하에 들라고 노를 저어왔지라우. 평안도 해안에서 난리를 치는 적군을 한방에 보내버릴라고 왔구마요.”

“잘 왔네. 우선 배불리 먹고, 내 술 한잔 받게.”

그때 막영의 부장이 뛰어와 다급하게 외쳤다.

“장군, 적이 초도와 석도에 들어가 분탕질하고 있다 합니다. 100명쯤 된다고 합니다.”

“초도와 석도?”

바로 눈앞의 바다였다. 노꾼 고가와 박가가 주먹을 쥐고 나섰다.

“고것들을 우리가 아작내버려얄랑개비요. 정 장수 나리, 전라도 수군이 나서 보겄습니다. 고것들 한볼테기도 안될 것잉마요.”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계홍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