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해외유입 차단…입국자 검역강화 방안
정부 “신규확진 감소보다 집단감염·해외유입 차단 집중”
국경 막는 문제, 종합 조망 신중…유럽·미주 전면 금지 입장도

정부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해외 유입을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등 유럽 외 다른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검역 강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의 위험도가 유럽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럽 외 다른 국가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윤 반장은 “오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정세균 총리가 유럽 외 다른 지역의 입국자들에 대한 검역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며 “조만간 검역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유럽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로나19 전수 진단검사를 미국발 입국자 등에 추가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외 유입 추정 코로나19 현황/연합뉴스 그래픽

정부가 유럽발 입국자 검역강화 첫날 1천442명을 검사하여 유증상자가 152명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추가조치를 검토하는 것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2일(현지시간) 3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속도로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감염자 수는 중국 8만1천432명과 이탈리아 5만9천138명에 이은 세계 3위다. 미국 등 유럽 외 지역을 방문했다가 국내 입국 후 확진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검역에서 확인된 신규 확진자 13명 중 6명이 유럽에서, 7명이 미국 등 미주에서 온 입국자였다.

중대본에 따르면 22일 국내 입국자는 약 1만명이었고, 이중 내국인이 약 7천200명, 외국인이 약 2천500명이다.

윤 반장은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64명으로 2월 29일 최고점(909명)에 도달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하루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인지 세 자릿수인지는 큰 의미가 없고, 확진자 수가 어느 정도 돼야 안정기로 접어들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해외 입국자는 지금까지 총 145명이다. 그 숫자가 3주 전만 해도 일주일간 4명에 불과했으나 지난주 무려 82명으로 폭증했고 전날에는 신규 확진자의 21.9%인 14명이 해외 유입으로 확인됐다.

한국 출발 여행객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은 23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세계 176곳에 달한다. 이중 한국 전역을 입국 금지 대상으로 하는 국가ㆍ지역은 유럽 대다수 국가를 포함해 132곳이다.

이에 따라 유럽, 미주 등 대규모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경을 아예 막는 문제는 정치ㆍ외교적, 경제적 충격이 큰 사안인 만큼 전체 국익을 놓고 종합적으로 조망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는 “코로나19는 조금이라도 (방역에) 소홀하면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쉽고, 해외 상황이 안정화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안정기로 접어든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산발적인 집단감염, 해외 유입 사례를 막는 것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수본 홍보관리반장 역시 “절대적인 환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자 그룹이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지역사회 감염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2주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달라”고 다시 한번 당부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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