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교사들, 아이들 직접 찾아

코로나19 휴업기간 교육 현장에 피어난 ‘온정’
광주·전남 교사들, 아이들 직접 찾아
교과서 전달·가정학습 지원 등 ‘분주’
학부모, 마스크 제작 등 위기 극복 동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고 개학이 세 차례나 연기된 교육 현장에 아이들을 위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따뜻한 마음이 피어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여수 금오도 여남중고 교사들은 섬마을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전달하는 모습./전남도교육청 제공

“마음 담아 교과서 배달하고, 아이 마스크 직접 만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월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광주·전남지역 일선학교 현장에 아이들을 위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따뜻한 마음이 피어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 집에 직접 교과서를 전달하는가 하면, 얼굴을 보기 어려운 학생들의 공부·건강·생활지도까지 챙기느라 평소보다 오히려 더 바쁘고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부모들도 자녀 건강을 지켜줄 마스크 제작 재능 기부에 나서는 등 교육 현장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23일 광주시·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무안 일로초 교사들은 휴업 기간 아이들 챙기기에 온 마음을 쏟고 있다.

본교 12학급과 분교장 3학급 모두 온라인 학급을 개설해 가정학습을 지원하고, 온라인 학습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한 오프라인 활동지도 만들어 배부했다. 담임교사 편지와 교과 활동지, 전자 북 활용 안내 등의 자료를 개인별 봉투에 담아 나눠줬고,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과 간단한 간식거리도 챙기고 있다.
 

진도 고성중 화상 학급회의 모습.

진도 고성중은 화상 학급조회를 열어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아이들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학생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입학식이 미뤄져 아직 선생님과 친구들 얼굴조차 모르는 1학년 신입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미리 얼굴을 익히며 낯선 중학교 생활을 기다리고 있다.

여수 금오도 여남중고 교사들은 이달 18일 두 팀으로 나눠 아이들이 사는 섬마을을 직접 찾았다. 새 학기 교과서를 전달하기 위해 정성껏 보자기에 담아 배를 타고 섬까지 들어가 아이들과 만났다.

구례 용방초의 가가호호 비대면 방문 교육 서비스, 광양 중동초의 학습 상담 콜센터 운영, 목포 정명여중의 재미있고 건강한 온라인교실 등도 휴업 기간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활동들이다.

광주 정광중 박삼원 교사도 새로 맡게 된 학생들을 지난 12일부터 찾아가기 시작했다. 서류상으로는 중학생이 됐지만, 등교 한 번 못한 ‘초딩 7학년’ 학생들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정 방문 비슷한 것’으로 만나는 것이다.

박 교사는 최근 한 학생을 만나고 와서는 “나는 조용히 있고 학생이 이야기를 많이 하도록 했는데 둘 다 말을 하지 않고 빵 하나 먹고 헤어졌다”며 웃었다.
 

함평학부모회네트워크 회원들이 아이들을 위해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학부모들도 위기 극복 동참에 팔을 걷어붙였다.

함평 학부모연합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개학할 때 ‘1인 1매’의 마스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모금과 함께 이달 19일부터 수제 면 마스크 제작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재봉질·마스크 패턴 뜨기·필터 삽입 등의 기술을 배워 재료를 구하고 분업과 협력을 통해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함평교육지원청도 학부모들의 뜻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마스크 2천장 제작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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