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오치남의 우다방편지-‘코로나 총선’과 민주당 경선 후유증, 유권자 선택은…

오치남<남도일보 이사대우/정치·총괄 데스크>
 

광주·전남 지역민들도 날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대구나 경북에 비해 확진자가 많지 않고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나눔과 연대의 ‘전라도 정신’은 더욱 더 빛나고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까지 모셔와 치료하고 있다. 지난 11일 완치돼 돌아가면서 “저희 아들이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하네요”라는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이용섭 광주시장에서 보낸 대구 환자 가족도 있다. 이른바 ‘달빛 동맹 병상 나눔’은 전국적으로 큰 감동과 반향을 불러왔다.

전남도가 ‘사랑의 도시락’을 경북에 전달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청 홈페이지에도 감사의 글이 이어졌다. 지난 6일에는 “저는 고향이 안동이고 현재 화성 동탄에 살고 있다. 제 고향 분들의 코로나 확진 소식에 매일 마음이 무거웠었는데 도시락을 보내주셨다는 기사보고 넘 감동받았고 눈물이 펑펑 쏟아지네요”, “시댁이 완도인데 전라남도로 시집간 게 뿌듯해지네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고사리 손에서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정성을 모아 주먹밥과 마스크, 김치, 건강음료를 보내는 등 ‘코로나 극복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행보는 나눔과 연대의 ‘전라도 정신’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코로나로 멍든 전라도 지역민들의 아픔을 달래주기는 커녕 분노를 치밀게 하고 있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온갖 추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원칙과 기준도 없이 ‘시스템 공천’을 스스로 무너뜨린 민주당 지도부는 대오각성하고 경선 파행에 대해 광주시민에게 정중히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광주에서는 애초 자격이 의심되는 후보를 경선에 포함시키고 재심을 수용하거나 기각이 잇따르면서 후보자간 상호비방과 폭로전이 난무했고, 공천이 무효가 되거나 경선 결과가 뒤집혀 공천 후보자가 뒤바뀌는 등 뒤죽박죽이어서 그 후유증도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광주·전남 18개 선거구가 후보가 확정된 이후에도 경선 파문은 사그라들지 않아 ‘역대 최악의 후보 경선’이란 오명을 남기게 됐다. 현재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만 믿고 강행한 ‘오만의 극치’요, 광주·전남 유권자들을 우롱한 ‘폭거’이다.

경선 후유증은 4년전 ‘녹색 돌풍 ’을 ‘청색 돌풍 ’으로 재현하겠다는 선거 전략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선 파행이후 탈당 사태나 무소속 출마 선언 등이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전국 정치 판세를 읽고 전략적 투표를 통해 ‘위대한 선택’을 해왔다. 게다가 이번 총선이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서 호남 제1야당인 민생당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민생당은 민주당 경선 파행을 빌미로 호남 사수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민생당 광주 지역 후보들은 지난 2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개혁 세력의 대통합을 주도해 호남 집권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주가 4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통해 다당제의 기틀을 만들어줬다. 그러나 다당제를 안착시키지 못한 채 사분오열돼 커다란 실망을 안겼다”고 사죄했다.

이어 “분열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역설적으로 3당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만으로는 대선에서 민주개혁 세력의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싹쓸이’는 절대 안된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정치 신예 중심의 민주당일까, 다선(多選)의원 중심의 민생당일까? 이번 4·15 총선은 후보들의 손발이 거의 묶인 이른바 ‘코로나 총선’으로 불리고 있다. 후보를 판단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어떤 정치적인 상황에서도 지역민들의 선택은 항상 옳았다. 민주당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그대로 보여줄지, 극적인 반전의 카드를 내놓을지는 유권자들의 몫이다. 그들의 선택은 앞으로 남은 21일동안 민주당과 민생당 후보들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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